◈ 음주시인(詩人) ◈

자작 웹 시(詩) - 우리끼리

스파이크(spike) 2009. 5. 31. 23:32

 

 

어릴 적 골목에서

나와 친구들은

우리끼리 잘 놀았다.

 

학교에서 밥 먹어도

우리끼리 잘 먹었고

 

운동장서 '뽈'을 차도

우리끼리 하였으며

 

공부를 할 적에도

우리끼리 경쟁 했다.

 

맘에 들지 않는 녀석

눈 앞에 등장하면

 

우리끼리 그 자식을

상대하지 않았으며

 

성인 되어 만나게 된

나와 그 동료들은

 

우리끼리 잘 놀았고

우리끼리 잘 먹었고

 우리끼리 뽈 잘 차고

우리끼리 경쟁 하고

우리끼리 질투 하고

 우리끼리 적대 하며

 우리끼리 비난 했다.

 

그런데 '우리끼리' 하던 짓을

남들도 그랬던지

아니면 옛날 부터 그랬던지

 

어느새 커져 버린

 

우리끼리

'우리'에서

 

우리끼리 반 가르고

우리끼리 치고 받고

우리끼리 비난 하고

우리끼리 편 가르고

우리끼리 분노 하며

우리끼리 죽일 듯이

우리끼리 남 탓 하며

우리끼리 증오 한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

..

.

이것 또한 '운명'인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