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의 본가가 애기봉 부근이었다.어릴 적 방학 때 할머니를 뵈러 가면, 밤하늘 까만 도화지 위로 배트맨 신호 같은 거대한 서치라이트 불빛이 차창 와이퍼마냥 쉴 새 없이 좌우로 그어지곤 했다. 당시엔 그곳이 북한과 얼마나 지척인지 전혀 몰랐고, 논두렁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한강 건너편이 바로 적의 땅이라는 사실조차 실감하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애기봉 전망대도 직접 찾아가 보고 최전방 민통선에서 군 복무까지 마친 뒤에야 비로소 북한이 코앞에 닿아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깨달았다.학교 운동장 대여섯 바퀴 돌 거리의 지척에 적이 도사리고 있고, 그 턱밑에 자주포까지 끌고 와 대한민국을 직접 조준했다는 뉴스를 봤다. 있지도 않은 유령 같은 탱크 데이 스타벅스 괴담엔 게거품을 물며 발작을 하고, 정작 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