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어른들을 위한 정치우화 : 눈먼 늑대 이야기(18)

스파이크(spike) 2018. 2. 10. 04:57

한편 자신의 동굴 안에서 어제의 충격을 수습하며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총무여우는 늙은여우의 간교함에 당한 억울함으로 분을 사기지 못 하고 있었지요. 또한 눈먼늑대에게 여지껏 충성을 다해 모든 편의를 제공한 노력과 도움을 준 자신에게 이런 방법으로 매도를 하여 모욕을 준 그에게 증오심마져 느끼게 되었습니다. 총무여우는 앞 발을 꼭 쥐며 부르르 떨고는 혼자말을 짖었지요


초승달이 둥그런 달이 될때까지 일정기간 짖음이나 행동을 삼가하고 반성하라고네놈이 잘못에 대해 돌이켜 보라면 정말 그렇게 해야 되는거야. 내가 도데체 무슨 잘 못을 했는데... 핫하하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짖을 수 있지... 그 때 문득 총무여우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저번에 녹화여우도 이렇게 당했겠지. 그땐 녹화여우의 짖음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설마 생각모임의 주도적 동물들이 다들 착한이들이 아닌 몇 몇 동물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랬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아니었어... 총무여우는 자신의 동굴안을 뱅글뱅글 돌며 조울증에 걸린 동물마냥 어찌할 바를 몰라했습니다.   



그리곤 모든 오해와 갈등을 풀어보고자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려고 다시금 방석에 앉아 전파까페 생각모임 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주장을 쓰기로 마음 먹고 안으로 접속해 들어갔지요. 하지만 생각모임 게시판에는 생각지도 못 한 글 하나가 눈에 띠었습니다. 불만분자는 떠나시오...라는 제목을 조용히 소리내 짖은 총무여우는 눈 앞에 있는 만물 창문위로 두근 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려 노력하며 천천히 화살표를 움직였습니다. 그리곤 앞 발톱으로 꾹 눌러 안의 내용을 열어 보았지요그렇게 재빠르게 글을 읽은 총무여우는 내뱉듯 한 마디를 짖었습니다. , 미친새끼...   


눈먼늑대의 생각모임 게시글을 본 총무여우는 놀라움과 분노로 두 발이 후들거려 도저히 앉아 있을 수도 없어 허물어지듯 바닥에 주저앉아 동굴안 천장을 바라보듯 바로 누워 버렸습니다. 그리곤 터져나오는 눈물을 서럽게 흘렸지요소리죽여 뜨겁게 흐르는 눈물이 간지럼을 테우듯 계속적으로 미끄러저 쫑긋한 귀 안으로 들어감을 느낄때 총무여우는 정신도 먹먹해 졌습니다. 또한 그런 충격속에서도 총무여우는 불만분자가 누구인지 생각모임 회원 동물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을 겨냥해 글을 올려 이런식으로 공개 협박을 하는 눈먼늑대에게 강렬한 살의를 품었지요.



총무여우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여기서 깨끗하게 그만두고 나오자. 그 대신 그날 있었던 사건에 대해선 최대한 해명을 하고 분명한 점을 밝히고 나가는게 맞을거야. 그렇게 총무여우는 마음을 정리하고 전파까페 생각모임 게시판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존경하는 눈먼늑대 선생님, 그리고 친애하는 생각모임 동물여러분. 이자리를 빌어 이런 말씀 드리기는 송구하오나 얼마전 발생한 저의 불찰로 인해 작은 소란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우선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그 작은 소란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계시는 동물 회원님들이 많으시겠지만 이번 사례를 잘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선례가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 같아 몇 자 적어두고 이 생각모임을 떠나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총무여우의 글은 멀리가는 마지막 길이란 제목으로 남겨져 계속 이어졌지요. 얼마 전 늙은여우에게 연락이 와, 밖에서 둘이 만난적이 있습니다. 그때 서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토의하며 짖은 내용은 눈먼늑대 선생님의 단독 노래 발표회 준비에 따른 과정을 조율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늙은여우님이 갑자기 선전용 가죽을 50을 걸자며 무리한 요구를 했고 저는 생각모임에 저장된 고깃덩이가 부족하여 30개도 많타는 짖음을 내 놓았습니다하지만 늙은여우님은 자신이 모자라는 고깃덩이를 내겠다며 막무가내로 일을 추진하려 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