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간토(旅行) ◈

간토지역 두번째 시즌(36)!! 아키하바라의 아침

스파이크(spike) 2019. 11. 27. 08:30

 '오다기리죠'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오~기다려줘'상!! 드디어 디즈니랜드의 기나긴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들의 성지 '아키하바라'에 도달하게 되었어!!

 너무 그렇게 호들갑 떨지 마. 남들이 보면 오타쿠라 착각 하겠다.

 어머!! 블로그만 살펴봐도 덕후 인 줄 뻔히 알텐데 능청은…!!

 그런건 혼자만 알고 있어도 돼!!

 어쨌거나 이렇게 싱그러운 언니야들을 보게되니 아침 일찍부터 가슴 설렌다.

 딱히 저 누나들이랑 놀지도 못할텐데 좋아라 하긴!!

 근데 너무 이른 아침이라 문 연 상점이 하나도 없다.

 그냥 아키하바라 중심지를 돌아 보면서 주변 풍경이나 스케치 하자구.

 이 친군 뭘 사려고 이렇게 일찍 온걸까? 모습을 보아하니 '겁쟁이 페달'에 나오는 주인공이랑 비슷한듯 보이는데.

 그래도 비둘기가 곁에 있어주니 외롭진 안을꺼야.

 역시 아키하바라는 젊음의 거리답게 그래피티 낙서와 스티커들이 곳곳에 상당히 많이 뵈네.

 너도 태그 하나 남겨봐.

 근데 도심 전체가 이런 애니메이션으로 꾸며져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아키하바라는 1896년 이 지역에 있던 신사가 화재로 전소된 후 붙여진 이름 아키바가하라(낙엽 밭)에서 유래 한거래.

 역시 만화,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피규어 성지답게 아침부터 무척이나 바빠 보이네.

 아키하바라는 줄여서 '아키바'라고도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상점 및 암시장의 발달로 전자상가가 형성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군.

 근데 이친군 뭔가 덕후의 아우라가 스멀스멀 풍기는 것 같지 않아?

 평소 너를 보는듯 싶다.

 뭐래니? 난 늘상 이렇게 활기차다구!!

 아무튼 아키바는 9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세운상가나 2천년대 초반 용산 전자상가에 엄청난 영향을 줄 만큼 국내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동네이기도 해.

 다들 아는 내용 뭘 그리 길게 설명하냐?

 도심지를 뱅뱅 돌면서 딱히 할 말도 없는데 이런 얘기나 해야지 뭐 어째겠노?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도 예전엔 이런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완전 몰락해서 상가내에 전자 물품만 잔뜩파는 어둠 침침한 장소가 돼 이젠 잘 안가게 되더라.

 세운상가나 용산 전자상가가 몰락한 이유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창작품들이 없기 때문이야. 물론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죽어버린 이유도 있겠지만.

 근데 휴일 오전 임에도 사람들 꽤 많다.

 그래서 2008년 6월 8일 일요일 낮 12시 33분에 어떤 또라이 하나가 트럭으로 사람들을 덮치고 흉기를 휘둘러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 당하는 사건도 있었지.

 역시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사건 사고도 스펙타클 하구나.

 우리나라도 그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잖아. 어느 나라건 또라이는 있어.

 어후~!! 여긴 뭔데 아침 댓바람 부터 이렇게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냐?

 글쎄….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오나보지 뭐.

 어짜피 현실에서 못이룰 사랑 이런 2D랑 즐기는 건 어떨까?

 영원히 늙지 않는 영원 불멸의 연인기긴 하다만 뭔가 비참하다.

 비참할께 뭐 있어. 여기 온 친구들 보면 우리랑 비슷한 놈들 투성이구만.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일반화 시키진 말아줘.

 와우~!! 근데 우리 벌써 4년이나 지난 사진을 보면서 현재처럼 떠드는 게 뭔가 타임라인이 안 맞는 느낌이 들지안아?

 얼마전에 가봤어도 별반 바뀐건 없으니 그냥 넘어 가도록 하자.

 이제 어디로 갈꺼야?

 아침이라 문 연 상점이 없어 그냥 골목 골목을 누비며 쓱쓱 간판 그림이나 구경 하자구.

 앗!! 이곳은 야동을 우짜우짜 할 수 있는 그곳!!

 십년 전 이곳을 왔을 때도 여기 이자리에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걸 보면 정말 대단하네. 2019년에도 있는 걸 확인 했으니 여기를 거처간 언니야들도 엄청날듯.

 혹시 아는 언니야 냐?

 나는 모르오!!

 참 건전한 삶을 살았나 보구려.

 엣헴~!!

 아키하바라 골목 이곳저곳을 돌다보니 엉뚱한 곳으로 나와 버렸다.

 이 다리 어디선가 본듯한데….

 혹시 이 장면 말하는 거 아니노?

 아, 그래. '신카이 마코토' 학원 CF에서 나왔던 장면!!

 맞겠지?

 맞을꺼야.

 어쩄거나 더 이상 갔다간 아키하바라를 벗어날듯 싶으니 다시 돌아가자.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