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삼씹쎄끼> 스파이크 19금 단편 소설(17)

스파이크(spike) 2016. 9. 1. 22:17

<삼씹쎄끼11>  



씨발, 졌다!!” 


한남동 다세대 반 지하 보증금 3천에 월 30십의 세입자이자 원룸의 주인인 창렬의 집에 좁아터진 문을 열고 들어선 추리닝 바람의 시커먼 덩치 둘은, 열 평도 안 되는 작은 원룸 방 안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TV를 틀어 놓은 채 쓸 때 없는 망상에 빠져 침대에 누워 빈둥대는 창렬이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 집인 냥 PC TV를 켜 놓은 채 놀고 있었다. 그때 철기는 TV, 영철은 오목을 두고 있었는데 야동 보는 것만큼이나 열심히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던 그가 마우스를 거칠게 놓으며 이렇게 투덜댔다. 


어우, 이 새끼 오목 졸 잘 두네!!” 


그 얘기를 옆에서 들은 철기가 오목에서 졌다는 영철의 말에 약간 한심 하다는 듯 비아냥 섞인 말투로 입 꼬릴 씰룩 거리며 졌냐? 상대가 누군데?”라고 물었다. 그러자 영철은 모르지 씨발라마. 인터넷에서 대결하는 거구만이라고 대답했다 


개새야. 오목은 말이지 자신의 돌 5개를 무조건 일렬로 맞추겠다는 열망이 크면 클수록 함정에 빠져,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이야. 상대를 봐가면서 싸워야 이길 수 있는 거지. 이 형아 가 옆에서 훈수 봐 줄 테니 다시 둬 봐. 내가 오목의 장그래아니냐.”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질질 흘러 나오는지 의욕에 충만한 철기는 본인 스스로 아주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영철의 옆으로 팔짱을 끼고 붙었고, 그 모습을 누워서 지켜보던 창렬은 장그래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븅신이라며 철기를 비꼬았다. 그때 영철이 모니터를 보곤 , 이 새끼 한 게임 더 하자고 신청하네. 이기더니 나를 호구로 보나?”라고 떠들었고 철기가 너한테 승률 더 쌓고 싶은가 보다라며 킥킥댔다. 그 대답에 영철은 지랄하네. 암튼 한 게임 더 하지 뭐라며 승낙의 표시로 키보드 엔터(Enter) 키를 거침없이 눌렀고 이네 게임은 다시 시작됐다.


그러자 영철과 철기 그리고 침대 위에서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바라보던 창렬이까지 합세해 이번엔 모니터 반대편의 녀석을 찍어 눌러 보겠다는 보이지 않는 의지까지 불타올라 좁아터진 방구석은 열기 충만한 대국장으로 변해 버렸다. 그 때 철기는 내가 니 옆에 붙었으니 지는 일은 없을 거야. , 푹 놓고 둬봐라고 설레 발을 쳤고 게임 시작 후 10분이 체 안 된 시간에 그들 셋은 당신의 패배라며 모니터 중앙에 뜬 단어 창을 읽게 되었다. 그것을 본 창렬과 철기는  


뭐야 이 새끼. 오목의 신이야?!!” 


그러게……혹시 이 개새 뒤에 써포터 해주는 새끼들 졸 많은 거 아녀?”라며 어이없는 듯 욕을 해댔고 영철은 졌다 씨발이라며 깍지 낀 두 손을 뒷 머리에 대고는 의자를 뒤로 젖혔다. 그리곤 잠깐 모니터를 응시 하다 키보드에 손을 올리곤 조금 분했던지 게임 채팅 방에 씨발라미 졸 잘 두네라고 써버렸다. 그러자 채팅 방 상대편 대국자가 뭐야, 씨발? 너 지금 나한테 욕했냐?”라고 글이 올라왔고 그 모습을 본 영철은 너한테 한 건 아니고 오해 했다면 쏘리라며 장난치듯 사과를 했다. 그러자 바로 말 조심해 새꺄라고 답신이 왔고 그걸로 모든 게 일단락 되는가 싶었다. 그러자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철기가 갑자기 키보드에 손을 올려 이 개새가 미안하다 했음 된 거지 어디서 되지도 않는 협박이야라며 받아 쳤다. 그것을 읽은 대국자도 흥분을 했는지 바로 응수에 나섰고 말은 이내 점점 거칠어 지기 시작했다.


!! 오목도 졸 못 두는 게 지고 나더니 꼴 같지 않게 옘병. 그런 대가리로 오목을 두니? 느그 엄마 미역국 처먹은 거 억울 하시겠다.” 


뭐 이 개새야? 씨뎅이가 어디서 울 엄니까지 건딜고 지랄이야. 뒤질래?” 


오호라~현피 뜨자고?” 


현피는 개새야. 울 동네로 오라면 쫄면 처먹고 오지도 못 할 거면서 드립은 개새가.” 


어쭈. 네 동네가 어딘데. 내 찾아 갈 테니 집 주소 찍어 새꺄!!” 


크핫하하. 한남동이다 개새야. 니 여기 못 온다는데 십 원 건다.” 


좋아. 내가 이따 학교 끝나고 갈 테니 기다려. 한남동? 한남동 어디?” 


워메~이 개새, 진짜 올려고? 나 괜히 기다리게 하지 말고 허세 남발 때려 치고 꺼져!!” 


, 너 몇 살이야? 나 용휜체대 4학년인데 넌 죽었어. 한남동 어디냐고 씹쎄야!!” 


그 대화 창을 지켜보던 철기와 영철은 잠깐 멈짓 했고 나이도 우리보다 훨씬 어린 녀석이 어쩌고 저쩌고 욕을 해대는 게 어이없어 상대를 말려는 듯 그냥 웃어 넘겼다. 그리곤 영철이가 철기에게 , 근데 용휜대면 그 사건사고 많은 학교로 유명한 곳 아니냐?”라며 물었고 침대 위에서 앉아 있던 창렬은 그냥 무시하고 꺼 븅신들아. 뭐 저런 새낄 상대하고 있어. 전기 비 아까워라며 투덜댔다. 그때 대화 창에서 용휜대 녀석이 , 니들 내가 대학 얘기 하니 쪼랐구나라며 도발을 계속 했고 그 글에 발끈한 철기가 그렇게 한가하면 한남 역 아래 한강고수부지로 오면 상대해 주겠노라며 장난 반 진담 반으로 호기 섞인 답신을 날렸다.


그리고 학교버스 아니면 지금 당장 오지도 못 하는 녀석이 깝친다며 전철, 버스 갈아타고 천천히 오늘 중에 연락하라고 약을 잔뜩 올렸다. 그러자 녀석은 지금 당장 가겠노라며 2시간 안에 안 나오면 엄창’(엄마 창녀)이란 초딩 수준의 말로 길길이 날 뛰기 시작했다. 그런 내용을 확인한 영철과 철기는 용기 있음 와라고 마지막 답신을 날려 컴퓨터를 끄곤 낄낄거리며 TV의 볼륨을 높였다. 그리곤 철기가 영철에게 너 정말 나갈 거냐?”라고 물었고, 그 말에 니가 나간다며 씨발라마. 글은 지가 다 쓰고 왜 날 걸고 넘어져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래도 쌍판이 궁금한데 얼굴이나 보러 나가자며 자신의 집에서 쌍안경을 가지고 한남 역 위 언덕부근에서 살펴 보자고 했다.


그러자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창렬이 졸라 한심 하다는 듯 할 일 없음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자 븅신들아라고 일축했지만 철기는 용휜대 녀석이 내심 궁금했는지 나 쌍안경 가지고 올게라며 벌떡 일어나 집으로 뛰어 갔다. 그런 철기의 행동에 영철과 창렬은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그냥 관심 없다는 듯 구경만 했고,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철기의 징징거림에 못 이기는 척 그를 따라 한남 역에서 한강이 바라보이고 은폐, 엄폐가 가능한 장소로 이동했다. 그렇게 한남 역에 도착한 그들은 한강고수부지 아래를 쌍안경으로 살피며 그들이 나타나길 기다렸는데, 그 때 창렬이 혹시 저 새끼들 아냐?”라며 철길 아래 기둥이 많이 서 있는 장소 한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 말을 들은 영철이 철기에게 쌍안경을 뺏어 그 쪽을 바라보자 쌍안경 안으로 대학교 특유의 점퍼에 용휜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녀석들 5명이 주위를 살피고 있었고 뭔가 지들끼리 말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녀석들을 발견한 영철이 ……이 새끼들 완전 나쁜 새끼들이네. 혼자 올 것처럼 떠들더니 5명이 왔어. 근데 운동하는 놈들은 확실한 것 같다. 몸들 좋은데!!”라고 중계를 했다. 그러자 철기가 쌍안경을 도로 뺏어 녀석들의 움직임을 꼼꼼하게 살피더니 오란다고 진짜 오는 정신 나간 놈들이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구나……”라며 이 새끼들을 어쩌지?”라고 돼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창렬은 어쩌긴, 뭘 어쪄?!! 이제 봤으니 집에 가 븅신들아라며 두 녀석의 목덜미 옷을 잡아 끌었다. 그렇게 자리를 뜨고 싶진 않으나 억지로 잡혀가던 시늉을 하던 녀석들은 이왕 밖에 나온 것 시장에 가서 소주랑 김치나 사다 찌개 끓여 먹자며 창렬을 양쪽에서 어깨동무 하듯 잡고선 땅으로 점점 처박히는 태양을 그림자로 잡아 보겠다는 듯 실실 웃으며 집 근처 재래 시장으로 걸어갔다. 그리곤 영철이 한마디를 덧붙이듯 이렇게 말 했다.


근데……저 녀석들 운동해서 귀가 만두처럼 뭉쳤던데 김치찌개에 만두 좀 넣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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