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삼씹쎄끼> 스파이크 19금 단편 소설(19)

스파이크(spike) 2016. 10. 13. 16:16


<삼씹쎄끼12> 


한남동 다세대 반 지하 보증금 3천에 월 30십의 세입자이자 원룸의 주인인 창렬의 집에 좁아터진 문을 열고 들어선 추리닝 바람의 시커먼 덩치 둘은, 열 평도 안 되는 작은 원룸 방 안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TV를 틀어 놓은 채 창렬이 방 임에도 자신들이 주인인양 컴퓨터를 켜 놀고 있었다. 그 때 오랜만에 인터넷 사이트 동호회 방에 들어가려던 영철이 로그인을 하려고 비밀번호를 누르자 잘 못된 아이디나 비밀번호라는 창이 떴고 그 모습을 본 녀석은 뭔가를 기억 하려는 표정으로 이것저것 키보드를 눌러댔다. 그 행동을 지켜보던 철기가 야이 개새야. 넌 먹을 게 없어 비밀번호까지 까 먹었냐?”라고 조롱했고 씨발라마, 오랜만에 들어가니 생각이 안 나서 그렇지. 쫌 조용이 해봐 헷갈려 새끼야라고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아이디 넣고 휴대폰으로 인증 받아. 그리고 인터넷 사이트는 가급적 아이디랑 비밀번홀 하나로 묶어 놓으면 안 잊어 먹잖아 개새야라고 떠들었다. 그러자 그걸 몰라서 그러냐 씨발라마! 일단 좀 닥쳐 봐. 나 쓰는 거 몇 개 안 돼 금방 찾아라고 말 했다. 그렇게 둘이 툭닥 거리며 모니터를 바라보던 그 때 영철은 도저히 안되겠던지 인증 전송 메일을 날렸고 곧 바로 그의 핸드폰에서 문자가 딩동 소리를 울리며 여섯 자리 숫자를 나열하였다. 그걸 본 녀석은 임시 번호로 들어가 개인정보 수정에서 비밀번호를 바꾸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며 옆에 있던 철기에게 심각하게 고민 하듯 어떤 번호로 바꿔야 기억하기 쉬울까를 물어봤다. 그러자 철기는


 


쉬운 번호이자 외우기 편한 거면 ‘123456’이지


 


그건 너무 쉽잖아 임마. 이 세상 사람 절반이 그 번호 쓰겠다.”


 


그럼 비밀번호를 뜻하는 패스워드를 영어로 써. ‘피 에이 에쓰 에쓰 떠블류 오 알 디라고. 아니면 영어로 어렵게 보이지만 쓰기 편한 키보드 왼쪽 자판 ‘qwerty’를 쭉 쓰시던가.”


 


이야~그거 괜찮다. 역시 전문대 출신답게 영어 좀 쓰는구나.”


 


크핫하하하. 내가 외국 애들 앞에선 한 영어 하잖아. 예전에 말이야 안산서 길을 가는데 동남아 애들 4명이 나를 둘러 싸기에 뭐야 이 개새들 하면서 졸 당황 했었거든. 근데 그 중 한 명이 종이에 뭔가가 적힌 것을 들이대며 지들 말로 쏼라 쏼라 물어 보더라고. 그래서 얼떨결에 캔유스픽투잉글리쉬?’라고 말했거든?!! 그랬더니 녀석들이 "예쓰, 슈얼"이라 시원하게 답하더라. 그래서 내가 더 당황해 "아이캔낫스픽투잉글리쉬"라고 말하니 분위기 썰렁해 지더라고. 암튼 난 그냥 뒤 돌아 왔어.”


 


그 말을 모니터를 응시하며 들은 영철은 ~이 새끼 영어 졸 잘 해라며 뭐가 그리 신났는지 박장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하는 듯 자지러지게 웃으며 고개를 뒤로 젓히자 그런 둘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던 침대 위의 창렬이 야이 븅신들아, 그런 비밀번호면 나도 금방 풀겠다. 어우 저 영구 같은 새끼들……”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자 그 말에 발끈한 영철이 뭐야 씨발라마? 그럼 더 획기적인 아이템을 제시 하던가? 저 새낀 대안이나 해법 없이 무조건 비난이야라고 구시렁대곤 철기에게 뭔가 씸플 하면서도 쫌 더, 확 기억되는 비밀번호가 없을까?”라고 물었다.


   


그럼 한글로 한 문장을 영어 자판으로 써서 가자. 예를 들어 떡치고 싶다‘Ejrclrhtlvek’이렇게 쓰는 거지.”


 


내가 보기엔 그렇게 쓰는 고추 새끼들 졸라 많을 것 같은 디?”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삼삼오오 모여 앉아 떡치고 싶다에 삼삼오오 는 숫자로 쓰고 떡치고 싶다는 아까처럼 영어로 쓰는 거지. 그럼 조합이 복잡해서 비밀번호 찾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너무 길잖아 씨발라마. 그런 장문은 마이 브레인이 메모리를 못 해.”


 


잘 났다 개새야. 그럼 할짝 할짝 할틀래는 어뗘?”


 


, 그거 좋네.”


 


오빠 너무 좋아 기무지 이런 것도 죽이지 않냐?”


 


~아이디어 대박!!”


 


그렇게 비밀번호 하나를 가지고 찌질 하고 더러운 농담을 주고 받으며 낄낄대는 모습에 침대 위를 장악하고 계속 듣고 있던 창렬은 드디어 5천 원짜리 싸구려 베개를 녀석들에게 집어 던지며 야이 븅신 새끼들아. 왜 남의 컴퓨터에서 비밀번홀 눌러 쌌고 지랄이야. 겨우 소라넷 들어가면서 비밀번호는!! 그냥 새로 가입 해. 아님 집으로 꺼지던가 새끼들아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철기가 냅둬, 새끼야!!”라고 소리치며 인상거렸고 영철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속도 빠른 독수리 타법으로 대화에서 오간 문장 중 하나를 비밀번호란에 입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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