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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시골엔 왜 내려갔냐고. 거기가 고향이냐고. 아니면 연고가 있는 사람이라도 계시냐고. 그러면 저는 "아니요. 여기 폐가가 십 년이나 방치 돼 있었지만 너무나 예뻐 보여서 잘만 고쳐 쓰면 앞으로 백 년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샀어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진짜 황당 하다는 표정으로 "남들은 이 좋은 동네 못 들어와서 난린데 도통 뭔 생각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라고 대답들을 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평생 콘크리트 아파트에서만 살았고 이 상태라면 죽을 때까지 아파트에서만 생활을 영휘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자연을 벗 삼아 조용한 곳에서 집을 고쳐가며 개도 한 마리 키우고 넓은 잔디도 심어 그곳에 돗자리 깔고 누워 푸른 하늘의 구름을 지그시 바라보며 옆에서 개가 내 얼굴을 할 짝 일 때 쓰담쓰담해주곤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컸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도 들었고요.
ᆢ바뜨ᆢ그러나ᆢ
일이라는 게 로망을 꿈꾼다고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몸소 체득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현재 개🐕는 도무지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닌듯해 키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혼자서 집을 고쳐 나가다 보니 아직 다 완성이 될 때까지 최소 3년은 더 손을 봐야 끝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골일은 다 끝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무한 루프를 타야되는 경우가 발생하여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지요.

하지만 이렇게 고난의 행군을 넘어선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해 후회를 한다거나 포기할 맘이 든 적은 없습니다. 앞서 전원생활에 대해 써 내려간 내용들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제가 실제로 겪고 있는 것들이니만큼 귀농ㆍ귀촌을 막연한 로망으로 선택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가족구성원이 3인 이상이라면 되도록 젊을 때 귀촌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애들 교육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도심이 큰 지역에 지금 살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수도 별반 없는, 친구마저 동남아 외국인 계열과 글로벌 적인 삶을 경험케 하고픈 학부모가 아니라면 그냥 서울에 사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지방의 부동산 가격은 우리 동네로만 국한해서 말씀드리자면 3년 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시골집은 한번 구매를 하면 돈을 아무리 쏟아부었다 한들 시골생활이 도심지보다 만족도 면에서 좋지 않으면 그 지역을 떠나게 됩니다. 그럼 그 주택의 가격은 투자금액의 1/3이나 받으면 많이 받는 겁니다. 또한 주변에 날이 갈수록 빈집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고령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기만 하더라도 이사 온 동네 백 미터 안에서 벌써 4명이나 돌아가셨지요.

고령이기도 하셨지만 지병도 있으셨고, 알콜 의존증으로 암이 발생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도 계시지요. 그런데 공통적인 건 사망하신 분들이 죄다 할아버지들 이란 겁니다. 그래서 동네에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들보다 훨씬 많아 보입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어차피 시골집은 투자 목적이 아닌 로망 부분이 더 큰 결정권을 좌우하니 그 환상이 무너졌을 때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큰 타격을 감내해야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생각하고 매매를 추진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에서 귀농ㆍ귀촌 시 지원방향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그것 또한 빚이니만큼, 외상으로 시골에서 살아보겠다는 마음은 가급적 갖지 말아 주셔요. 지자체에선 뭔가 뻔드르르하게 오기만 하면 다 해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런 곳일수록 뒤통수 제대로 맞고 앞에선 눈물 흘리는 경우를 겪으실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셨으면 하네요.

어쨌거나 지방은 현재 몰락의 길을 향해 곧장 달려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십 년 후엔 급속한 자연사 광풍으로 한 세대의 끝자락에 놓이신 원주민 분들이 사라져 버릴 거란 게 불 보듯 뻔한 상태입니다. 정부에서 돈을 쏟아붓는다 해도 지역발전이 고루 이루어지진 않을 겁니다. 특히 사람이 줄면 도시 인프라도 따라 감소하는 것은 필연이지요. 그러니 다시금 잘 생각해 보시고 결정은 최대한 신중하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전원생활은 결국 꿈꿀 때가 가장 행복 한 순간이란 것도 절대 잊지 마시고요.
ᆢ다음편에서 뵙죠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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