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거인 - 이현세

스파이크(spike) 2007. 6. 6. 01:16

 

'클래식 음악'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들어진 이현세씨의 거인(巨人).

 

거인(巨人)은 총 11권으로 1987년에 대본소용 만화책으로 발간 된 작품입니다. 그때 당시 '이현세'씨 하면

'공포의 외인구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국내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만화가로 군림(君臨)하고 있던

시절이었지요. 그에게 있어서 1983~1993년까지가 아마도 최고의 전성기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인(巨人)은 일명 '색깔공장' 이라는 대본소용(만화방) 만화책이기에 '이현세'씨가 어디까지 글을

쓰고 손으로 직접 작화(作畵)에 참여 했는지는 확인 할 수 없으며, 권당 페이지수도 백여장이 않되는 짧은

이야기라 매우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본소용 만화라 치부(置簿)

하고 한번 보고 잊혀지기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뎃생력'이나 '펜터치'가 상당히 깔끔하게 잘 짜여져 있으며, 페이지마다 꼼꼼하게 작화된 캐릭터들은 최고

정점에 오른 그의 그림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자가 중학교 때 이정도의 실력을 가진 국내 만화가는

손가락에 꼽을만큼 그의 작품은 출중했습니다.

극(劇)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주인공 '오혜성'이 범죄를 저지고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하던 중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분의 면회를 통해 '오학수'라는 천재 음악가인 부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출감직 후 죽은 아버지의

음악적 영감을 이여 받아 '엄지'의 도움으로 최고의 연주가가 되어간다는 좀 황당무게 한 이야기 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약간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으며 오혜성의 거친면만 부각시키다 내용의 지루함을 낳게 하는

단점이 발생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엄지를 떠나보내고 알콜에 의지하는듯 보이지만,

홀연히 아버지의 음악적 재능이 그에게 되살아나 천재 음악가가 되어 사람들앞에 나타나는 장면에서는 너무

이야기를 성급하게 마무리 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게 했습니다.

 

또한 만화책은 애니메이션이 아니기 때문에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독자의 상상으로 커버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음악에 대한 감성적 느낌을 독자들에게 인식 시키기엔

표현력에서 약간 서툰면이 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림적인 퀄리티(quality)는 굉장히 훌륭하며 내용또한 무난하게 마지막까지 볼 수

있는 작품임엔 틀림 없으며 클래식 음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이현세'씨의 실험정신은 높이

살수 있을 것 입니다.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