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물탐방(探訪) ★

국립 중앙 박물관 방문기 (2) - 만원 데이트

스파이크(spike) 2007. 7. 11. 13:45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한국의 '탈'이 전시 되어 있는 장소로 이동하여 관람을 시작 하였습니다. 얼마전 '왕의남자' 나 드라마, 만화에서 많이 보아 왔던 '탈'들이 은은한 조명속에 둥둥 떠다니며 그 '마스크'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는데 '부네탈,양반탈,할미탈,초랭이탈,이매탈,각시탈,중탈 등으로 진열된 탈중에서 나의 관심을 가장 끌어 모은 것은 역시 '각시탈' 이였답니다.  

예전에 만화가 허영만씨의 작품중 '각시탈'이라는 유명한 만화가 있었고 지금도 그 만화가 필자의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데 여기에 그 '각시탈'이 전시되어 있어 굉장히 반가웠 습니다. 전혀 '각시'같지 않은 이 처자는 머리 위에 한일자로 여섯 타래의 큰머리를 얹었고,좌우로 턱 아래까지 머리를 드리웠습니다. '각시탈'은 '하회탈' 중에서 '서냥신'을 대신 하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으며, 해학적인 다른 탈과는 달리 표정이 없는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처녀 가 사용하는 '탈'이라 하네요. 

위에 사진은 '경복궁 근정전 닫집, 어좌, 일월오봉도' 라고 하는데 '닫집'은 본래 존귀하고 신성한 분과 그 형상에 먼지,비바람,태양빛등이 직접 닿지 않게 하기 위하거나 신성하고 위엄스럽게 보일 목적으로 건물 안에 설치한 작은 집이라고 합니다. 현재 서울 경복궁의 근정전,창덕궁의 인정전,창경궁의 명정전,덕수궁의 중화전등 조선 왕궁의 정전에는 크고 화려한 닫집이 전하고 있다네요. 사진의 닫집 모형은 조선의 정궁(가장 크고 으뜸으로 삼은 궁궐)인 경복궁 근정전의 닫집을 65%로 축소한 것입니다. 이 닫집 모형에서 보듯 왕궁의 닫집 중앙에는 어좌,용상,옥좌(왕이 앉는 의자)가 있으며 닫집의 천장에는 용 두마리를 여의주 구름 문양과 함께 그려 넣었습니다. 어좌의 뒤에 설치된 병풍은 다섯 봉우리의 산과 바다,태양,달 등을 그린 그림으로 이름을 '일월오봉도' 하고 불렀으며 이는 절대적이고 영원한 왕,왕권,왕조를 나타낸 것이라 하네요. 임금옷 입고 한번 앉아서 사진이라도 찍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꼭 보물 상자 처럼 생겨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보부상의 도장과 도장함' 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보부상 인궤,인장' 이며,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사용된 것으로  조선 말기부터 충청남도 임천,은산,홍산 일대에서 활동한 보부상이 사용하던 도장함 3점과 도장들 이라고 하네요. 보부상 조직의 임원이었던 영위,반수,장무원등이 사용 하는 것들이라 하는데 지금 보석함으로 써도 아주 이쁠듯 합니다.

위 사진의 물건은 목수가 선을 긋는데 쓰는 도구인 '먹통' 이라고 하는데 20세기 초기에 사용 되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모양이 상당히 특이하고 이쁘게 생겼는데 특히 중간에 '거북이'의 조각이 아주 멋지게 장식된 것이 특징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 전시품도 누군가의 손때가 묻고 사용되던 물건이 였을 텐데요...

너무나 잘 깍아 만든 '공예품'이며 화려한 색체로 인해 순식간에 시선을 뺏겨버린 '닭가족' 입니다. 작품명이 있으나 너무나 이쁜 나머지 정신을 놓아 버리는 바람에 메모 하는것을 깜빡 잊고 말았습니다. 오래된 작품 입니다만 나무 표면에 흐르는 '광택'과 화려한 '문양'들은 나의 마음을 탐욕으로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장인'(匠人)

 의 숨결과 손길이 작품에 깊게 베어 있는듯 보입니다.  

위의 신발은 '유성룡'이 신었던 '가죽신' 으로  보물 제 460호로 지정된 16세기의 물건 입니다. 가죽으로 만든 '운두'가 낮은 신으로 조선시대 상류층의 '신'이 였다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신발의 크기에 놀라게 되는데 대략 눈으로만 짐작해 보아도 오백미리 정도는 되어 보이는듯 하더군요. 이순신 장군의 칼도 그렇고 유성룡 대감의 신발도 그렇고 예전 사람들은 다들 '최홍만' 처럼 컷나 봅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칼'을 보니 정말로 '큰칼 옆에 차고'라는 싯구가 떠올랐다. 이렇게 무겁고 긴칼을  어떻게 들어 '검법'을 하셨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이 칼의 이름은 '이순신 장군 장검' 이라 하는데 보물 326호 이며 1594년 선조 27년에 이순신 장군이 지녔던 칼이라 한다. 길이가 무려 2미터에 이르고 칼에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에 하늘이 감응하고, 왜적을 이 땅에서 몰아내겠다는 이순신 장군의 의지를 담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불랑기 자포' 라고하는 사진 좌측에 있는 무기는 '모포''좌포'로 구분 되어 지는데, 자포에 화약과 탄환을 모포의 약실에 장착한 후 발사 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화약과 탄환이 장전된 여러 개의 자포에 연속해서 모포에 장착한 후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화력'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측의 작은 무기는 명나라 군에서 가져온 '소형 화포'라고 하네요. 작아서 휴대가 간편해 보이는 '무기' 입니다.

만화 처럼 멋지게 그려낸 작품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숙종이 신하들에게 베푼 경로 잔지를 그린 책' 이라고 하는데  숙종 45년(1719) 4월17일,18일에 있었던 경로 잔치를 기록한 것으로 1720년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 모임은 왕이 친히 차석한 귀한 자리 였으며 그당시 많은 귀족이 참석 대상이였다고 하네요. 그 당시 권력자들의 '위세'를 자세히 관찰 할수 있는 귀중한 자료 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