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미녀형사 아사미 - 마사유키 콘도,테루토 아루가

스파이크(spike) 2007. 10. 22. 18:34

남성의,남성에 의한,남성을 위한 잘그려진 성인 에로만화. 미녀형사 아사미.

 

성인 에로물을 좋아하는 남성들 중에 제복(制服)이나 유니폼을 착용한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딱딱함에서 묻어나는 청결함과 자기와 다른 직업에 대한 성적(性的)

환상이나 호기심등이 작용하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겠지요. 특히 그쪽 부류의 남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의 복장으로는 간호사,은행원,경찰 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등이 있으며, 이러한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켜 페티시즘(fetishism)
이라 하고 대부분 줄여서 페티쉬(fetish)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거의 남성에게만 나타나며, 대부분의 대상은 여체 또는 여성 의류에 관련된 것이라 합니다. 촉촉하고 매끄럽게 출렁이는 긴 머리카락이나 발(足)은 우선적으로 성적 주의를 끄는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특정한 머리색 또는 신체상의 결점이 성적 자극을 일으킨다면 페티시즘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소수의 남성들이 자신들의 취향(趣向)을 즐기고 있다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내일의 밝은 청소년들은 코스프레(costume-player)라는 건전한 놀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역사는 짧아 아직은 일본만화를 따라하는 정도의 수준과 일본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적 눈총을 어느정도 감내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건전한 동호회 활동으로 청소년 문화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페티시즘과 코스프레적 욕구를 형사물과 혼합하여 성인물로 화끈하게 그려낸 만화가 바로 '미녀형사 아사미'입니다. 총 18권으로 완결되었으며 국내에서 심의(審議)
를 통과한 것이 놀라울 정도로 자극성도 강한 작품입니다.

내용을 살펴 보자면 미래의 '경시총감'을 꿈꾸는 경찰 '아사미'가 남자주인공이자 후배인 '하라다'와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때 또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현장에서 경찰서내 동경의 대상인 '만다'경사를 만나게 되는데, 만다경사는 능력있고 멋진 여성경찰 처럼 비춰지지만 '시모야마' 경위에게 약점을 잡혀 그의 성적노리게로 학대당하는 일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략 이러한 내용으로 시작되는 '미녀형사 아사미'는 18권을 크게 3단계의 과정으로 나누어 볼수 있습니다. 1~2권까지는 시모야마에게 성적학대를 당하는 만다경사에 이야기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면, 3권부터는 주인공 아사미의 활약에 이야기의 비중이 맞춰 집니다.

특히 3권부터 내용의 성격이 급변하게 되는데 1~2권에서 여성을 성적(性的)으로 학대하고 비하(卑下)하는 내용으로 일관했다면(작가가 여성독자들의 비난을 우려했을까요) 3권에서 부터는 범죄수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작화된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성인에로물을 표방한 만화가 6권부터 진지한 형사물로 변질되자 작품의 재미는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그런 이유 때문이였는지 10권 이후부터 하라다와 만다경사의 성관계 장면이 간헐적(間歇的)으로 등장하여 충분치 않았던 포르노적 유희(遊戱)를 조금씩 선사해 줍니다. 또한 이 만화책에서 재미있게 보아야할 부분은 사건 해결을 위해 아이돌(idol)가수로 '변신'하거나 '코스프레'복장으로 여성의 팬티를 앞세워 자극적인 포즈의 다양함을 가늘고 깔끔한 펜선으로 마감하여 남성 독자들의 눈을 현혹(眩惑)하는 부분이라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지나치게 순종(順從)시킨점은 이 책의 최대 재미이자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미녀형사 아사미'를 보면 일본문화와 한국문화의 성의식(性意識)에 관한 극명한 차이점을 알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민감한 한국 학생들이 이 만화책을 몰래 본다면 일본에서 조차 상상으로 만들어진 여성에 대한 편협(偏狹)한 생각을 액면 그대로 잘못 받아들이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물론 필자의 지나친 걱정 이겠지요) '미녀형사 아사미'는 약간 억지스럽고 말도 않되는 형사물 이지만 극의 흐름중 간간히 개그적 유머를 발산하여 웃음짖게 하는 짜임새가 잘 구성(構成)된 성인만화입니다. 멋지게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다 가끔 에로영화 한편을 보듯 재미있게 혼자 즐길수 있는 그런 만화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