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맹꽁이 서당 - 윤승운

스파이크(spike) 2007. 11. 12. 12:31

 

어린시절 아버지가 만화책을 보시고 '껄껄껄' 웃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무섭던 아버지도 웃게 만든 만화책 '맹꽁이 서당'

 

'윤승운'선생님의 '맹꽁이 서당'이 주식회사 '새소년'에서 '요요코믹스'라는 단행본 시리즈에 포함되어

출판된지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1987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격정적(激情的) 시기이기도 하였으며,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모두들 1988년의 서울 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문어머리' 정부의 주도하에 모든 것이

통제되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발행년도를 살펴보면 1987년 6월20일 임을 알수 있는데,

보통도 않되는 클'태' 어리석을 '우'자를 쓰시는 분께서 6.29선언을 발표하기 9일 전이고,

최류탄 파편에 맞아 숨진 '이한열'군이 사망하기 보름전에 단행본으로 출판된 꽤 오랜시간이 지난 만화책 

이지요. '맹꽁이 서당'은 단행본으로 출시되기 이전, 필자가 초등학교(1983)를 다닐 때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에서 연재되던 만화 였습니다. 

 

이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만화잡지 '보물섬'에 대해 말을 않하고 넘어 갈수는 없겠군요.

처음 발매된 '보물섬'의 흥행력은 실로 엄청나게 대단했으며 전화번호부 만한 책한권에 여러작가들의 작품이

가득찬 만화론 국내에서 처음 발매된 터라 이런 종류의 잡지를 처음 접한 필자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였습니다. 한마디로 필자에게 '보물섬'은 그 자체가 '보물섬'인 셈이였지요.

 

그 보물같은 만화중에서도 9년간 장기 연재되던 '진주' 같은 작품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윤승운'

선생님의 '맹꽁이 서당'이었습니다. '맹꽁이 서당'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조선왕조 오백년

야사(野史)를 엄하기로 소문난 '훈장님'께서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듯

학동(學童)들에게 재미있게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윤승운 선생님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서 특히 주목해 봐야 합니다. 

말썽꾸러기의 '우두머리'격인 '장쇠'를 주축으로 학동들이 말썽을 일으키면 훈장님이 꾸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 공부를 해야할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이런형식의 구성이 매회 단순,반복적인

패턴(pattern)으로 이어짐에도 전혀 지루함이 없는 까닭은 작가가 의도한 생각대로 악동들의 기발한

장난과 개구진 모습들이 각각의 에피소드 마다 거침없이 이여지는 간단한 펜선과 조합(調合)

되어 엄청난 폭소를 만들어 내는데 있습니다.

 

3권의 '신나는 천렵'편이나 '서당이 홀랑' 편은 지금 다시보아도 "푸하하~"하고 웃음이 터질 정도로 변함 없이

즐거움을 선사하는 걸작(傑作)입니다. 그렇다고 앞 부분의 코믹한 부분만 재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를

설명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지루하지 않고 눈에 쏙쏙들어오는 엑스트라급 캐릭터들의 설명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게하거나 적(敵)을 물리치는 영웅들의 통쾌한 장면들에서는 윤승운 선생님의

노련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간단하면서도 한번에 막 그린듯이 보이지만 칸칸마다 연출(구성)이 매우

치밀하며 얼굴 표정 하나하나에 익살과 해악(諧謔)

이 살아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쉽게 풀이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얼굴등에 나타난 웃는 모습(^_^)에서 지금의 '이모티콘'의

유래(由來)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정도로 윤승운 선생님의 캐릭터들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과 재미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우리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찾는것과 다름이 없다.

또 뿌리를 찾는 것은 자신의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란 잘못하면 아주 딱딱

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역대의 주요한 인물들을 통해 그 시대의 상황과 위인들의 생활을 만화로

그려 그런 문제를 풀어보았다. 아무리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어린이들도 역사의 큰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 역사를 배워나간다는 데 큰 긍지를 느끼며 이조 오백년 야사를 풀어나갔다.만화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지요. 

 

!!!~~!!!

 

모두 맞는 말씀이여 윤승운 선생님이 의도하신 것 보다 '교육적' 이나 '재미면'으로 200% 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만화책 이라고 극찬 하고 싶습니다. 그의 전성기 당시 필자가 너무어려 그의 여러 작품을 모두

구입 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까울 뿐 입니다.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