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에어리어88 - 카오루 신타니

스파이크(spike) 2007. 11. 19. 00:02

한국에서는 만화책 보다 애니메이션으로 유독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에어리어-88

 

1989년 6월6일. 현충일을 맞이하여 'KBS-2TV'에서는 일본 애니매이션 한편(원작은 3부작)을 1~2부로 나눠 이틀에 걸쳐 방영하였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외딴섬 처럼 고립된 기지에서 돈을 위해 전투를 벌이는 용병(傭兵)들의 이야기를 다룬 독특한 소재의 애니메이션 이였는데, 한국 TV 방영시 화면에 나타난 제목은 '지옥의 외인부대' 였습니다. 주인공 '카자마 신'(진-방영시 이름)이 'F-8E 쿠루세이더'를 몰고 나타나 탱크를 쳐부수는 장면에서 부터 시작되는 '지옥의 외인부대'는 방영직후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에 목말라 있던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반향(反響)

을 불러 일으켰고 전투 비행기에 대한 밀리테리적 흥미를 '프라모델'이라는 또다른 취미생활로 결부시키는 결정적 촉매재로 작용시킨 작품입니다. 필자도 TV 방영직후 전투기에 대한 여러가지 상식을 알기위해 '비행기 대백과 사전'이라고 불리는 오백원 짜리 포켓용 책자를 구입해 읽어보았을 정도로 만화영화의 영향력은 상당했던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만화영화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의례적으로 몇년이 지난후 비디오 대여점에 KBS에서 방영한 성우들이 떠빙한 작품을 그대로 옮겨와 발매(發賣)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학교내에서는 이 만화영화의 결론에 대해 갖가지 말들이 많았었는데 그런 억측들은 시간이 흘러 필자의 기억속에만 남겨지게 되었고, 비디오로 녹화를 떠논 필자는 그 이후 2~30번을 더 보았을 정도로 뇌리에 깊이 각인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후 13년이 지난 2002년에 (주)서울문화사에서 원작만화 '에어리어 88'이 출판 되었습니다.

'에어리어 88'은 총 23권으로 되어있으며 애니매이션을 먼저 보신 분들께서는 만화책의 내용에 다소 실망감을 느낄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작화된 만화책이라 조금은 촌스러운 분위기의 캐릭터들의 모습과 '순정만화'를 보는듯한 느낌으로 인해 '외인부대'라는 강한 남성적인 모습과는 언발란스(unbalance)한 분위기가 생겨 페이지를 넘기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가질수도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민간 항공기 훈련생이던 주인공 '카자마 신'이 친구 '칸자키'의 배반으로 지옥의 1번지 '에어리어88'에 배속되어 뜻하지 않는 전쟁을 치루다 결국엔 부상으로 전쟁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은채 사랑하는 연인과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만화책 입니다. 하지만 출판 당시와는 시대적 상황이나 문화적 인식이 많이 바뀌어 현실적이지 못하고 억지스러운 과장됨도 있는것도 사실인데 그럼에도 만화책을 끝까지 볼수 있는 것은 '외인부대'라는 특수집단의 이야기 속에서 남성 중심적인 강인함과 우정과 배신이 캐릭터들에 의해 감성적으로 잘 살아있으며, 다양한 전투기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있습니다. 또한 공중전(空中戰)이라는 특별한 상황과 첨단 전투기들의 전쟁에서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전술이 긴장감을 조성하여 보는이가 직접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여 전투를 치루는 듯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하는것도 장점이라 할수 있습니다. 특히 에어리어88의 사령관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흉터의 주인공 '샤키'의 통솔력이나 F-14 톰켓 의 '미키''싸이렌' 부드러운 섹시미는 만화책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권~23권까지 단행본으로 출판된 '에어리어 88'은 분명 애니메이션 만큼은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내용의 중반부에서는 지루함까지 느껴지는 경향도 나타나니까요. 하지만 옛 추억을 생각하는 30대 분들이나 전투기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마지막까지 흥미를 느끼며 독파할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