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여행(旅行) ◈

센트럴-리펄스 베이 - 홍콩 여행기 (5)

스파이크(spike) 2008. 2. 14. 00:53

아침 6시에 일어나 천근만근(千斤萬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최대한 빨리 샤워를 한 후 아침 식사를 하러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홍콩에 알고 있는 식당도 없고 책에 나와있는 음식점을 찾기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길거리에서 눈에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입장하였습니다. '부귀찬청'이라는 붉은색 찬란한 간판을 내건 곳이였는데, 홀 내부의 분위기는 한국식당과 큰 차이는 없어 보였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낯설게 다가오는 종업원을 바라보며 위풍도 당당하게 열 개도 되지않는 영어문장 중 하나를 골라 이 연사(演士)

자신있게 외쳤습니다.   "잉글리쉬 메뉴 프리즈~!!" (^_^;)  

홍콩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밖에서 많이 사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른 아침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여유있게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한국 식당처럼 TV를 틀어놓고 뉴스를 억지로 시청 시키지 않아 조용해서 좋긴 하더군요. 아침식사는 뭐가 좋을까 고민해봐야 아는 것도 없고 메뉴를 봤는데도 사진이 나와있지않아 주변에서 그들이 먹는 음식을 종업원에게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또다시 알고있는 영어문장 중 하나를 자신있게 골라 이 연사(演士)

다시한번 강력하게 외쳤습니다. "디스원 프리즈~!!" (^_^;) 

5분쯤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하루 쯤 지나 표면이 마른 듯 보이는 하얀 식빵에 테두리를 벗겨내고 반으로 자른 후, 노리끼리한 크림(cream)을 스치 듯 넣고 나머지 반쪽을 갖다붙인 처절(悽絶)한 토스트와 달걀 후라이 두 개 였습니다. 이름은 'Egg Omulet'이였습니다. 또한 같이 나온 스프는 멀띵한 국물에 '마카로니'를 삶아 '슬라이스 햄'을 한 조각 띄워놓은 모습이였는데, 찬물 빨리 먹다 체할까봐 나뭇잎 떨군 것도 아니고 보기만해도 느끼해 보여 속이 미식거렸습니다. 이름은 'Ham Omulet'이였으며 두 음식의 합한 가격은 홍콩달러로 '40$'이였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필자가 손으로 가리킨 음식은 이 두가지가 아니였습니다. 잘못 나온 것이였지요. 그렇다고 영어도, 홍콩말도 안되는 마당에 바꿔달라 항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해서, 메뉴판과 나온 음식을 가르키며 알고있는 열 개의 영어문장중 또다른 하나를 잽싸게 골라 이 연사 분노하며 외쳤습니다. (왓!!왓!!What!!) 그러자 종업원이 알아들었는지 손가락으로 음식 이름을 가리키곤 휙~(!!)하니 가벼렸습니다. 역시나 홍콩여행기 1편에서 말했듯 "아이 진짜 때놈의 새끼들, 졸라 재수없게 불친절 하네"란 말이 입에서 웅얼거려 졌습니다. 바뜨(But)그러나...열라 느끼하고 메스껍게 보였던 '마카로니 스프'가 의외로 담백하고 꼬소해서 접시 바닥까지 싹싹 핥다 먹었습니다. 오~~!!!!! 어떻게 이런 모양에서 저런 멋진 국물이~!!!! 계란을 풀은 멀띵한 국물에 하나하나의 마카로니 건더기의 매끈거림이 입안 가득 돌며, 이빨의 충돌에서 배어나오는 슬라이드 햄의 쫄깃한 육즙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특이한 맛의 향연(香煙)

이였습니다. (너무 극찬했나...음식만화를 너무 봤나부다.^_^;;)

아무튼 의외(意外)의 아침 식사를 맛있게 먹고 관광지로 향하기 위해 길가로 나왔습니다. 아침이라 위험도는 별로 없어보여 '그래피티'가 어디 없을까 해서 골목골목을 걸어 다녀 보았습니다. 건물들이 매우 낡아서 금방이라도 허물어 질 듯 보였지만 쓰레기는 많이 보이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래피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을 타기위해 전철역으로 걸어가다 드디어 '그래피티'를 발견하였습니다.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토스트 전문점 앞이였는데 현지인들의 '낙서'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써놓은 글자가 더 많은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멋지게 그려진 작품은 없었고 대부분 태그(tag)중심으로 보이더군요. 홍콩에 있는 그래피티 작가들의 멋진 솜씨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골목을 벗어나 오늘의 관광 목적지인 '리펄스 베이'를 가기위해 지하철에 올라 탔습니다. '리펄스 베이'로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센트럴'역으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센트럴'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센트럴'은 한국의 강남역이나 테헤란로 처럼 신식 건축물들이 즐비한 멋진 장소입니다. 주요 금융기관을 비롯해 세계적 명성의 기업이 포진해 있는 홍콩 경제의 중심지 이기도 하지요. 입이 떡 벌어지는 스카이라인은 뉴욕의 '맨허튼'에 못지 않으며, 대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호텔과 명품 숍은 홍콩 제일의 관광 명소로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또한 초현대식 고층 빌딩 아래에 19세기 홍콩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클래식한 분위기는 영국 식민시대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뒤쪽으로 보이는 별 모양의 건물은 더 센터(The Centre)입니다. 1998년 완공된 73층 건물이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별 모양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높이 346m로 홍콩에서 4번째, 세계에서 15번째로 높은 빌딩이지만 꼭대기의 첨탑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높이는 302m라고 합니다. 건물 전체가 반사 유리로 덮여있어 낮에는 햇빛에 반짝이고, 밤이면 9.000여 개의 네온이 일제히 빛을 발하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크르스마스 트리 등 시즌마다 건물 벽에 다양한 네온 무늬를 만들어 넣기 때문에 보는 재미를 더하는 것도 나름의 매력이라고 합니다. 또한 특이한 점은 건물과 건물사이의 공간이 굉장히 좁다는 점 입니다. 정말이지 빌딜 숲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한 장소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중간에 있는 사진은 택시들이 신호대기를 위해 멈춰서 있을때 찍은 사진 입니다. 그냥 이뻐 보여서 남겨 보았답니다. 우리나라 택시들도 한가지 색으로 통일하여 도로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_^) 

전철에서 내려 '리펄스 베이'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공중회랑(空中回廊)을 이용하여 익스체인지 스퀘어(Exchange Square)로 향했습니다. 센트럴역 A번 출구로 나가 오른쪽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육교처럼 생긴 '공중회랑'으로 올라가면 되지요. 홍콩에는 이런 '공중회랑'이 많은데 도로 구조가 복잡하고 건널목이 많아 걸어다니는 불편함을 줄여주기 위해 고층 빌딩마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중회랑'은 보행자 전용 도로이며, 대부분 2~3층 높이에 연결되어 주변을 구경하는데 쏠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또한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곳곳에 이정표가 붙어있어 길을 찾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익스체인지 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서 나오는 2층 버스들과 택시들이 신호 대기에 걸려, 길게 늘어 서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 입니다.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이 들죠?!!(^_^) 

이곳이 바로 '리펄스 베이'로 안내할 '익스체인지 스퀘어 버스 터미널' 입니다. 오~!! 공간이 상당히 넓습니다. 그럼 '리펄스 베이'로 출발하는 버스를 알아보도록 하지요. 소요시간은 20~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하며 6, 6A, 6X, 61, 260번이 있습니다. 미리 구입해 놓은 '옥터퍼스 카드'를 손에 꼭 쥐고 필자가 타고 갈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지요. 버스의 모양이 다 똑같은 색깔의 2층 버스여서 앞에 적혀있는 번호를 심도있게 주시하였습니다.  

아~!! 드디어 필자가 타고 갈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하지만 터미널 주변을 탐색하고 사진을 찍느라 몇대를 그냥 보냈습니다. 하지만 자주 버스가 있어서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었지요.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서도록 철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버스 번호와 노선표도 크게 보여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리펄스 베이'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 젊은 연인으로 보이는 분들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오~!! 언니야 너무 착해착해) 모쪼록 관광지에 가셔서 즐거운 추억 만드셨길 바랍니다.(부럽다 짜식~!!) 드디어 버스에 탑승하고 '리펄스 베이'로 버스는 달렸습니다. 가는도중 2층 버스가 좁은 산 길을 빠른 속도로 마구 달리는데 스릴이 장난 아니였습니다. 2층 버스라 커브를 틀때마다 기우뚱 거리는 느낌이 들어 놀이동산 놀이기구 만큼 짜릿하더군요. 또한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 터라 멀리 펼쳐진 해안선과 수려한 풍경이 필자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줬습니다.

여기서 경치를 제대로 보기위한 포인트는 2층 버스 맨 앞줄 오른편에 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돌아갈 때는 좌측에 앉아야 하는 것 잊지 마셔야 하구요. 그런식으로 20분쯤을 달리다 보니 드디어 목적지인 '리펄스 베이'에 도착 하였습니다.    

움핫하하하하~~!!!! 드디어 오늘의 홍콩 관광지 리펄스 베이(Repulse Bay)에 도착하였습니다. 또 해냈다.(스스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쓱~쓱) 버스안에선 '리펄스 베이'가 어딘지 모르기 때문에 사진 중간에 보이는 길다란 빌딩이 눈앞에 보이면 벨을 누르고 내리면 됩니다.(^_^) '리펄스 베이'는 초록빛 바다와 황금빛 백사장이 인상적인 천혜의 휴양지라고 책에는 나와있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딱 까놓고 얘기해서 한국 부산의 '태종대'나 '해운대'보다 떨어집니다. 뭐 딱히 볼껏도 없더군요. 초록빛 바다와 황금빛 백사장은 책에서나 적혀 있는 단어일 뿐이고, 은근히 기대했던 쭉쭉빵빵 비키니 미녀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암튼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2차선 도로 양옆에는 산뜻한(?)외관의 고층 빌딩과 고급 맨션이 줄줄이 이여져 있기는 합디다.(-,.ㅡ) 여기가 홍콩 제일의 부촌으로 명성이 자자하데요.(난 명성이랑 자기 싫어~~쑥떡쑥떡쑥떡)   

'비취로드'를 따라 해변을 걸어 보았습니다. 홍콩 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해수욕장이며 완만한 곡선의 해안선을 따라 폭 80m,길이 500m의 백사장을 자랑한다던 '리펄스 베이. '리펄스 베이'에 대한 실망감이 모래사장을 넘어 파도소리에 이끌려 넘실거렸습니다. 날씨는 점점 흐려지고 안개와 먹구름이 조금씩 밀려들어와 스산한 기분마져 느끼게 했습니다. 홍콩에서 해수욕을 하실 것이 아니라면 관광코스에서 제외 시켜도 무난할 듯 합니다. 오호~통제라...쭉쭉빵빵 미녀들은 어디에...(-,.ㅜ;) 

'리펄스 베이'에 도착하면 떡하니 보이는 'S'자형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리펄스 베이 맨션(Repulse Bay Mansion) 입니다. 이 동네 최고급 맨션이며, 파도의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건물 중간에 네모난 구멍을 뚫어놓은 이유는 '리펄스 베이 맨션'이 뒷 산과 바다를 오가는 용신(龍神)의 기운을 가로막아 큰 화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퍼져, 공사 도중 설계를 변경하여 '용신'이 지날 수 있도록 창(窓)을 만든 것이라 하네요. 암튼 이곳에는 잘나가는 연예인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갈 맘도 없네요)  

해변 모래사장에서 하늘에 구멍이 생긴 듯 파란 하늘이 잠시보여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저기 뒤로 동그랗게 말린 빌딩 주변에 '틴하우 상'이라는 도교 사원이 있는데 여기도 딱히 볼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잠시동안 해변에 앉아 몸 상태를 봐가면서 "비가 언제 오려나"를 점쳐 보았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로 보이는 분들이 기념 촬영을 하며 즐겁게 쉬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홍콩의 다른 여행지로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리펄스 베이'에 대한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5월~9월까지 해수욕만을 즐기기 위해 찾는다면 괜찮을 장소입니다. 하지만 그냥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신다면 차를 타고 오가는 2~30분 간의 즐거움 외에, 딱히 즐겁고 신나는 볼꺼리는 없는 듯 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필자에겐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였으며 사진 한장한장의 추억이 살아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혹시나 이곳을 방문하시는 다른 여러분들에게 필자의 글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며, 이후에 홍콩을 방문하신다면 멋진 추억 많이 만들고 오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자~!!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지~!!!! (^_^)/~ 출발~~!!!!!!!!!!!!!!!!!!!

 

※ 곧이여 홍콩 방문기 6부로 이여집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서적 - 클로즈업 홍콩 : 김형일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