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여행(旅行) ♥

용인 고기리 저수지-고기리 계곡 : 최악의 만원 데이트

스파이크(spike) 2008. 8. 11. 09:36

서점에서 우연히 걸어서 데이트하기 좋은 '도심주변 관광지'가 소개되어 있는 책자를 읽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필자가 살고 있는 집에서 15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면 출발 할 수 있는 '고기리 저수지'가 있더군요.

그래서 주말에 한번 다녀와 보기로 마음먹고 출발 지점인 분당선 '오리'역으로 향했습니다. '오리'역 6번 출구

에서 하차하여 100m 정도를 걸어가면 우측으로 테디베어캐슬(BearCastle)이 보이고 그곳에서 150m 이동한

후, 분당/수서도로(성남시청)방향으로 300m 더 가시면 사진에서 보이는 '시그마 오피스텔'이 보입니다. 

이곳이 출발지인 '동막천'입구이며, 또한 고난의 시작 점 이기도 했습니다.(-,.ㅜ;)

그럼 출발해 볼까요?!

출발은 매우 좋았습니다.(^_^) '동막천'주위로 활짝 핀 '코스모스'와 풀들이 분위기를 돋궈주고 있었고 하늘도

청명하여 걸어가기에도 상쾌했지요. 그러나 5분 쯤 걷다보니 주위에 마구잡이로 밀집되어 있는 음식점들과

'동막천'의 생활 폐수 냄새가 불쾌하게 만들기 시작하였고 '동막천'옆으로 나있는 산책로도 끊켜 버렸습니다.

또한 걸어서 '고기리 저수지'로 이동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고 자동차 도로 위주의 길뿐이라 상당히

위험하고 먼지도 심했습니다.(콜록콜록) 위의 사진 부분부터 산책로가 끊키는 지점인데 '고기리 저수지'에

도착 할 때 까지 안내 표지판조차 발견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지점부터 대략 1시간 정도를 걸었던 것

같았는데 주변에 둘러 볼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에 이곳을 방문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도 절대

걸어가지 마시고 분당선 '미금'역 8번 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3번'을 타셔서 '고기초교'앞이나

'고기리 계곡'에서 하차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15분소요) 

※ 절대(네버) 걸어가지 마셔요. 

1시간 동안 죽자 살자 걸어간 끝에 도착한 '고기리 저수지'입니다. 저수지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수질도 상당히 더러웠으며 마땅히 앉아서 쉴 곳도 없었습니다. 저수지 주변엔 실내 골프장을

건설 하느라 그다지 좋지도 않은 경관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으며, 마구 지어진 집들과 음식점들은

난개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걷기 좋은 여행 책자에(무슨 생각으로) 이런 곳을 소개 했는지 궁금 할 따름입니다. 

'고기초교'앞 마을버스 정류장 입니다. 뒤쪽으론 저수지 공사현장으로 들어가는 길과 다리를 건너 고기리

계곡이나 주변 식당으로 향하는 승용차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도로도 하나라 사고의 위험성도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또한 이곳엔 의외로 음식점 들이 밀집되어 있는데 '한정식'에서 '양식당'까지 꽉꽉

들어차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계곡 주변을 선점하여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고기리 계곡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비행기 모양으로 만든 음식점이 보였습니다. 지금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관리가 않되 녹이 많이 흘러내려 흉물스러움을 더했습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테마클럽 '스카이'의 간판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한때는 불을 훤히 밝히고 멋진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던 간판 이었을 텐데 말이지요. 이곳에서 안쪽으로 300m 정도를 더 올라가면 드디어

'고기리 계곡'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계곡 주변을 음식점들이 선점하여 '시원한 계곡 자리 있음'이라는 

현수막을 널어놓아 오히려 짜증을 불러 일으켰고 물도 깨끗해 보이지 않아 발을 담그기조차 껄끄러웠습니다.

'고기리 계곡'주변을 살펴보다 뜨거운 태양을 정면으로 받으며 맛있게 익어가고 있는 '벼'를 보았습니다.

초록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좋은 느낌이 지금까지 걸으며 짜증나고 불쾌했던 기분을 조금이나마 식혀 준 듯

하구요. 하지만 '수지'나 '분당', '용인'에 사시는 분들이 굳이 이쪽 계곡으로 차를 몰고 놀러 가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책자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은 절대로 말리고 싶네요. (^_^;)

성남 지역이나 분당, 용인, 수지등 인근지역에서 생활하시는 가족단위 방문자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계곡에

물놀이도 하고 보양식도 먹기 위해 용인 '고기리 계곡'을 찾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네비게이션'

없이는 찾기 힘든 부실한 도로 여건과 불편한 대중교통, 난개발로 얼룩진 자연파괴와 넘쳐나는 음식점들은

눈쌀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또한 계곡의 수질도 깨끗해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몸을 담그고 놀기엔 적당해

보이지 않았구요. 하지만 승용차 몰고 음식점만 찾아 다니는 돈 좀 있는 아줌마 분들에겐 좋을 수도 있

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고기리 홈페이지 (http://www.gogiri.com)를 참고 하시길 바랄께요.(^_^)

 

아~~!! 오늘도 즐거운 나들이가 되길 기원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참 갈 곳 많고 볼 곳 많은 동네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늘은 많이 실망스럽네요. 필자의 집에서 가깝다는 점을 뺀다면 말이지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