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서비평(政治) ◐

김영란법과 음식값의 현실화??

스파이크(spike) 2016. 8. 3. 15:30


1882년(고종 19) 6월 9일 훈국병들의 군료분쟁에서 시작한 '임오군란'으로 분노가 폭발한 구식 군병들이 일제히 궐기하자, 사치와 향락으로 기름진 배를 두들기던 명성황후의 친정 조카인 민영익은 머리를 빡빡 밀고 스님이 쓰는 삿갓인 승립을 쓰고는 짚신을 신고 뒤뚱 거리며 똥구녕이 타들어 갈듯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는 죽음이 두려워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하루 80리(32km) 길을 달려 양근(양평)에 있는 지인의 집으로 숨어 들었지요. 그 지인은 김오위장으로 민영익의 궁궐같은 집에 식객으로 출입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민영익은 배가 너무 고파 식사를 청하여 먹기 시작했는데 보리밥에 부추김치와 깍두기가 전부인 단촐한 식사였지요. 아무튼 한참을 굶었던 민영익은 걸신에 걸려 게눈 감추듯 뚝딱 한 그릇을 비우곤 "진짜 맛있네!!"라며 감탄사를 연발 했습니다.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오위장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 했다고 합니다.


"영감께서 이런 변(變)이 없었다면 어찌 이 맛을 알았겠습니까? 소인의 음식은 비록 거칠고 좋지 못합니다만 영감의 집에 방문한 식객들에게 준 음식에 비하면 잘 차린 것이지요. 집으로 돌아 가시거든 찬비(밥을 짓는 여자 종)을 타일러 좋은 마음으로 정성것 차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들은 민영익은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들지 못 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고 하네요.



김영란법이 통과되자 가장 특혜를 많이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얼굴들을 인상거리며 입술을 씰룩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금품 수수 상한선이 3만 원인 식사비와 5만원인 선물비를 각각 5만 원과 10만 원으로 올리자며 당 공식 회의에 제안하곤 대통령 권한인 시행령 개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또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김영란 법 시행을 우려하는 농수축산업계 입장을 고려한다면 더민당의 의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요. 물론 국민의당도 큰 차이 없이 동조하는 듯한 간단한 말로 입장을 표명 했습니다.


!!!~초록은 동색이지~!!!


솔직히 딱 까놓고 얘기 해서 일반 국민들은 3만원 짜리 식사를 자주 하진 못 합니다. 저녁에 친구들과 만나 거나하게 술 한 잔을 빨곤 조금 경제가 좋은 녀석이 오늘 혹시 돈을 내지 않을까 하는 눈칠 살피다 뿜빠이로 걷는 돈이 3만원 정도이지요. 한마디로 결코 작은 돈이 아니란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란 작자들은 늘상 서민을 위한다며 떠들곤 선거 때만 폴더인사로 찝쩍 대다가 무슨 거지근성과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 했는지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냔' 주장을 펴는 건 필자의 판단으로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국개들이 언제부터 지들 돈 내고 밥 처먹었냐~?!!!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담은 정성과 손끝에서 나오는 솜씨라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이 맛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요. 비싼 식재료를 써서 값비싼 음식이 무조건 맛있고 좋은 음식은 아니란 것 입니다. 김영란법이 시행 되기도 전에 손부터 보려는 국회의원들을 언제 쯤에나 손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뜨거운 찜통 더위 만큼이나 답답하기만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