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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씹쎄끼13>
한남동 다세대 반 지하 보증금 3천에 월 30십의 세입자이자 원룸의 주인인 창렬의 집에 좁아 터진 문을 열고 들어선 추리닝 바람의 시커먼 덩치 둘은, 열 평도 안 되는 작은 원룸 방 안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TV를 틀어 놓은 채 라면에 소주를 먹고 있었다. 그렇게 셋은 서로간에 말도 없이 화면만 응시하며 연예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고, 그 때 궁궐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스타들의 모습에 잠시 젓가락 질을 멈춘 영철이 상당히 짜증 난다는 듯 투덜거렸다.
“도대체 저것들은 연예인질 해서 어떻게 저런 부자가 됐는지 이해가 안 가 나는.”
그러자 철기가 “여자 탤런트들은 스폰서 잘 만나거나 남편이 졸 잘나가는 금융업 새끼들이고, 남자 탤런트는 애초에 금수저로 태어난 놈이거나 부자 아줌탱이들에게 단백질 뽑아주고 돈 번 놈들이겠지. 아니면 어려서 기획사 잘 만나 만들어진 부품들이 노래 하나 히트 해 떼돈 벌었거나”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창렬이 “그런다고 저렇게 다 돈 벌었겠냐? 다 자기 태어난 팔자고 복이지”라며 순식간에 없어져 가는 라면 면발을 조금이나마 더 확보하려는 듯 나무 젓가락을 냄비에 서둘러 집어 넣었다. 그 때 철기가 “20년쯤 후엔 우리도 저 정도 크기의 집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라고 물었고, 그 말을 들은 창렬과 영철은 서로 눈치를 힐끗 보곤 이렇게 대답했다.
“야이 븅신아. 그게 실로 가능 하겠냐?”
“씨발라미 라면 처먹다 별 뻘 소릴 하고 자빠졌어.”
그런 뻔한 영화 결말 같은 이야길 들은 철기는 “그지? 그렇겠지……”라고 고무풍선 힘 빠지는 듯한 말을 하곤 서둘러 냄비에 젓가락을 담궈 몇 가닥 안 남은 면발을 건져내기 위해 노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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