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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경 작업 목적으로 볼 일이 있어 전라도 익산엘 다녀왔습니다. 몇 년에 한 번 방문하는 터라 낯설음 보단 그래도 친숙함이 좀 더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사람 숫자도 점점 낮은 수치를 보이면서 도시 미관도 많이 침침해졌습니다.

익산역 근처에는 시멘트 기와로 올려진 삼각 지붕들이 많이 있는데 시간이 흘러 퇴화된 색감들이 사람의 마음을 더욱 침전되게 만듭니다. 예전 철도 근무자들의 관사처럼 보이기도 하고 당시 제법 살았던 사람들의 집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생기더군요.

이 근처에 있는 집들은 대부분이 폐가라 문 안쪽으론 많은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시간의 떼까지 묻어있어 사람 없는 우범지대처럼 보여 더 이상 접근하진 않았습니다.

아... 이런 집은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리모델링을 한다면 참 예쁠 것 같은데... 주변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폐가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정원을 꾸며도 아주 멋져 보일 텐데 아쉽네요.

"오~!! 이 집은 처마가 두 겹이다."

익산역에서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재개발을 앞둔 고만고만한 옛 상가 건물들이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다들 떠나고 콘크리트의 빈 껍데기만 다닥다닥 들러붙어 있는 좀비 랜드 같았어요.

"여기는 분명 중국 음식점이었겠다."
ㅋㅋㅋ

이런 형태의 건물 모양과 지붕 구조는 일본식인데 아마 적산가옥이 아니라면 광복 이후 지어진 것이라 추정됩니다.

토요일 낮시간임에도 거리에 사람이 없어 몹시 썰렁하네요. 그래도 예전에 큰 시장도 있어서 엄청난 번화가였다고 하던데...

이 동네도 재개발이 추진된다면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헐리고 또 아파트만 빽빽하게 들어서게 될 듯싶습니다.

가뜩이나 폐가들 많고 도시 색감도 흑백사진처럼 보이는데 높게 올라간 아파트마저도 온통 회색빛이군요.

이런 회색빛 공간에서 아주 오래전 붉은 조적으로 쌓아 올린 건물이 오히려 너무나 칼라풀합니다.

예전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통로가 있었나 보네요. 끊켜버린 삼각 지붕이 나란히 마주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홍조를 띤 조적 건물 뒤로 병품처럼 둘러싼 회색빛의 아파트를 보면서 일자리가 많아져 미분양 아파트나 안 생겼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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