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4 3

<무음의사이렌2>외로운 아이:스파이크단편소설

☆햇살은 창문 틈새로만 흘러들었다. 낮은 천장의 형광등은 늘 깜빡였지만, 그마저도 낮 동안엔 잘 켜지지 않았다. 그의 방은 집 안에서도 가장 구석에 있었다. 낡은 아파트 복도 끝, 창문은 한쪽으로만 달려 있었다. 창문 바깥으로는 아파트 옆 블록 담장이 보였다. 하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맞벌이 부모는 늘 바빴다. 초등학교 시절, 아침마다 어머니는 출근 준비로 화장실에서 서두르며 화장을 했다. 아버지는 회색 양복을 대충 걸처 입는듯 늘 바빠 보였다. 식탁 위에는 빵 조각과 우유 한 컵이 남겨졌다. 그건 늘 ‘챙겨 먹어라’라는 말과 같은 의미였다.방 안에 혼자 앉아 있으면, 가끔은 집이 사람 없는 호텔 같았다. 집 안의 모든 가구들은 제 자리에 있었지만, 그 가구에 앉을 사람이 없었다. 여섯 살 때쯤엔 텔레..

너는 위선자로 영원히 기억될꺼야!!

☆역사책을 펼쳐 보면 언제나 “정의”와 “도덕”을 외쳤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찬란한 말들은 결국 칼과 권력, 그리고 돈을 움켜쥐기 위한 가면에 불과했음을 알게 되지요. 바로 그게 위선(僞善)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난 또 다른 초상입니다.!!ᆢ착할 선(善)에 속일 위(僞)ᆢ!!먼저 프랑스 혁명기의 '로베스피에르'를 보면 “자유ㆍ평등ㆍ박애”를 외치며 자신을 “인민의 친구”라 포장했지만, 정작 그는 자유를 준 게 아니라 반대파의 목을 단두대에 올려 썰어버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혁명재판소를 열어 파리에서만 2,600명의 목을 잘랐고, 결국 그 업보로 자신도 단두대에서 목이 날아갔습니다. 정의를 외쳤으나 그의 칼끝은 권력을 향해 있었을 뿐이었던거죠.!!ᆢ단두대 만든 '기..

<무음의 사이렌1>스파이크 단편소설

☆싸이렌 불빛은 돌아가고 있었다.소리는 없었다. 붉고 푸른 빛이 둔탁한 유리창과 젖은 콘크리트 위를 번갈아 핥아갔다. 바람도, 물결도, 누군가의 목소리도 잠깐 멈춘 듯했다. 여름의 습도만이 꾸준히 몸에 들러붙어, 사람과 사물의 경계를 천천히 흐렸다.수상 안전요원 두 명이 보트를 난간에 바짝 붙였다. 미끄러운 노를 던져 두고, 갈고리 끝에 매단 밧줄을 차가운 물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그들의 장갑에서는 염소 소독약과 젖은 라텍스 냄새가 섞여 올라왔다. 누군가의 커다란 숨이 귀 뒤에서 터졌다가, 다시 어딘가로 사라졌다. 요원 중 한 명이 말했다.“천천히. 어깨부터.”그들은 하나의 몸을 한 덩이의 무게처럼 들어 올렸다. 물은 소리 없이 흘러 떨어졌고, 물속에서 올라온 것은 금방이라도 다시 물로 빨려 들어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