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여행(旅行) ♥

광장시장 만원 데이트 - 야간 먹거리 골목

스파이크(spike) 2007. 12. 24. 12:01

'종로 5가' 하면 생각나는 '보령약국' 이라는 라디오 광고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문세'씨가 진행하시던

'별이 빛나는~밤에'라는 제목의 라디오 프로그램 중간에 한번씩 나오던 광고였지요. 약사가 몇 분이고

일요일 은 쉰다는 라디오 광고는 필자의 중고등 학교 시절 꽤 기억에 남는 광고 중 하나였습니다.

그 종로 5가 보령약국 길 건너에 있는 장소가 바로 '광장시장' 입니다.

 

'광장시장' 은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 '이정재'의 부하들이 시위를 하던 고대생을 습격하여 사망케 한후 결국

4.19혁명이 일어나도록 촉발시킨 역사적 과거가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곳은 필자가 10년 정도를

다닌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이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의 애환(哀歡)을 한잔 술로 풀어 버리는 

멋진 곳 이기도 하지요.       

이곳은 필자가 단골로 다니고 있는 '명자네 빈대떡' 집 입니다. 주변에 비슷한 '빈대떡'집이 많이 있긴

하지만  유독 이곳을 찾게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필자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만은 다른 빈대떡집에 비해 늘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지요. 어쩔 때는 손님이

너무 많아 인사만 드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 하여 엉뚱한 음식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운좋게 자리를 잡고 앉아 김치 빈대떡과 고기전을 몇 개 주문 하였습니다.       

'광장시장'먹거리 시장은 술값이 싸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 입니다.

두 사람이 찾아가 저녁식사를 대신한 '파전'에 '막걸리'를 배부르게 먹는다 해도 2만원이 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주변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과 이곳을 찾는 서민층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 가격 때문

일 것 입니다. 안주 종류로는 대부분이 빈대떡(부침개)이고 생선이나 육류 지짐이도 많습니다.  

저녁 8시가 조금 않된 시각이였는데 보기만 해도 무겁고 큰 짐을 수레에 싣고 배달을 위해 열심히 뛰시는

어르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한 빈대떡 한접시와 막걸리 한사발을 저녁으로 때우며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손님도 보였구요. 이곳 '광장시장' 은 손님의 이동이 매우 빠른 편 입니다. 특히 '나홀로'오시는 손님들이

많은데, 저녁겸 막걸리 한사발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담배 한모금으로 하루의 시름을 토해낸 후 집으로

 향하는 그들의 뒷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다 경제가 않좋기 때문일 것 입니다.  

소주 한병에 새우와 김치 부침개를 놓고 마늘,고추,양파가 썩인 간장에 찍어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허기진 배에 뜨끈한 부침개를 먹으며 고소한 입김을 토해내던 필자는 소주 한잔에 기분 좋은

흐뭇함을 느낌니다.

!!!~~오늘은 쏘주달아~!!!

(^_^) 

또한 이곳 '광장시장' 은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스타가 한분 계십니다. 일년 열 두달 하루를 빼먹지 않고

이곳에서 섹소폰을 연주하시는 '백연화'할아버지 이지요. 늘 한결같은 복장과 길죽한 모자를 쓰고 한 곡당

천원에 술한잔 드신 분들 앞에서 연주하시는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기쁘게도 하시고, 아련한 느낌이 드는 

연주로 소주 한잔에 깊은 생각에 젖어들게 하십니다. 요즘 젓가락을 두드리며 신나게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정겨운 모습을 쉽게 관찰

할 수 있답니다.   

필자도 '광장시장'을 찾을때마다 7년 정도 이분을 뵈었는데 늘 한결 같으신 모습을 뵐때마다 반갑기만 합니다. 오늘도 '백연화' 할아버지의 리싸이틀은 계속 되었고 술한잔을 드신 손님들이 노래에 맞춰 아주 즐겁게

노래하고 춤도 추셨습니다.

!!!~앗싸~좋아~!!!

암튼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라며 광장시장에 들를 때 마다 인사 드리고

멋진 연주들을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조금씩 밤이 깊어지자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머니도 손님들의 주문에 반응하여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했지요. 왼쪽부터 부추전, 녹두부침개, 꽁치구이 입니다.

~맛있어 보인다 

이곳 빈대떡은 상당히 크고 무겁습니다. 녹두로 만든 것도 있고 고기를 양파와 다져서 함께 부친 것도 있는데,

빈대떡이 워낙 커서 한 개를 시킨 후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도 거뜬 할 정도로 배가 부릅니다.

이로인해 시장안은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지요.

(^_^)

오른쪽에 있는 자동 맷돌로 콩을 갈아서 부침개를 만듭니다. 또한 빨간 플라스틱 박아지로 넉넉히 기름을

부어 고소한 맛이 시장 전체에 넘쳐 납니다. 아주머니와 손님 한분이 앉아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즐거운

표정에서 서민의 정(情)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나 이곳에서 장사를 하시는

모든분들이 하는 말씀은 '힘들다' 입니다. 세상 좋아지라고 열심히 투표했고, 잘할줄 알고 젊은 사람

뽑아 줬더니, 더 힘만들지 좋아진건 아무것도 없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쨍'하고 햇뜰날 있을 거라며

웃으시는 모습에 가슴 한쪽이 아련 합니다.       

'종문횟집'에 오늘은 사람이 없어 보이네요. 아주머니가 손님 한명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지나는

사람들을 불러 봅니다. 겨울이라 시장이 춥다고 느낄수도 있겠지만 의자를 자세히 보시면 전기 장판이 깔려

있어 나무 의자에 둘둘 말린 전기선으로 뜨끈함이 온돌방 처럼 전달 됩니다. 그래서 손과 얼굴은

시려도 엉덩이는 뜨겁습니다.    

이곳은 '호박죽'과 '단팥죽'을 판매하는 곳 입니다. 단팥죽 좋아하셔요?! 필자는 팥죽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 이곳 광장시장을 지나다 단음식이 땡기면 팥죽 한그릇에 열무김치를 먹기도 하지요.

약간 출출 할 때 한그릇 뚝딱 먹으면 그렇게 달달하고 맛있는지 좋아 죽습니다. 저녁시간이라

팥죽집에 사람이 별로 없네요.

(^_^)  

밤이 더 깊어지자 이번엔 '아코디언'을 연주하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5년전 부터 뵙기 시작했는데 수레에

'가라오케' 기기를 끌고 연주를 다니십니다. 정말이지 이곳 '광장시장'을 오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 간 듯 한 느낌을 받을때가 있는데, 이런 모습들 때문에 더욱더 시장의 느낌을 절절이

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대와 족발, 닭발이 버무려져 있는 '솥'에서 김이 무럭무럭 올라옵니다. 소주 한잔에 매운 닭발을 오도독

씹으며 찹쌀 순대를 먹다보면 어느새 병은 바닥을 내보입니다. "!!~아주머니 쏘주 일병 더요~!!"

외치기가 무섭게 입속으로 씨뻘건 닭발을 먹으며 동료의 술 잔을 받습니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줄도 모른채

이곳 '광장시장' 에는 많은 수입 상품들이 손님들의 눈 길을 사로 잡습니다. 담배부터 쵸콜렛, 과자, 커피 등

없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필자도 가끔 여기서 일제 카라멜이나 과자등을 구입하여 먹곤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제품도 좋기는 하지만 이곳을 지날때면 정말 눈길을 끄는 상품들이 유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술 먹고 취해서 충동구매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요.

(^_^)   

'광장시장' 에는 반찬가게도 많은데 가끔 이곳에 들러서 밥도둑 '간장게장'도 구입하곤 합니다. 정말 다양한

 반찬들이 있습니다. 명란젓을 비롯한 젓깔류 부터 수많은 밑반찬들이 떨어진 입맛을 돋과 줍니다. 여기서

몇몇 반찬을 구입하여 전자밥통에 밥을 한후 햐얀 김이 솔솔나는 밥을 한가득 퍼담아 숟가락으로 퍽퍽

먹다보면 두그릇은 뚝딱 먹어치울 수 있지요.

 

광장시장은 정말 많은 물건들이 많지만 특히 먹을꺼리가 풍성한 장소입니다.

또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마음 놓고 푸짐하게 구입할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구요. 주변에 '종묘'도 있고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세운상가'도 있으며 찬찬히 걸으며 데이트도 할수있는 '청계천'도 있으니 이곳을 꼭

한번 둘러보시고 푸근한 정도 함께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아~~!! 오늘도 즐거운 나들이 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참 갈곳 많고 볼곳 많은 동네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