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배트맨(BATMAN) : 악마의 십자가(Harvest Breed)-조지프렛(George Pratt)

스파이크(spike) 2008. 8. 28. 10:21

 

조지프렛(George Pratt)이 만든 또다른 느낌의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Harvest Breed) 

 

라이트박스(lightbox) 위에 인물을 촬영한 사진을 올려놓고 펜 선으로 외곽 라인을 입힌 후 수채화와 파스텔로

색감을 맞추고 유화적 느낌으로 마무리 한 듯한 그림이 시각을 자극하는 악마의 십자가는, 음습하고 난해한

그림과 거친 질감으로 필자에게 다가 왔습니다.

 

오우~!! 배트맨 다운 분위기~!!

(^_^)

 

내용의 구성 또한 기존의 선인과 악당이 뚜렷하게 대립하는 구조가 아닌 악(惡)의 근원(根源)과 싸워나가는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인해 만화라 정의 내리고 읽어 내려가기엔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단테'의 신곡(神曲)중 '지옥'편에 나올 법한 '고담시'의 분위기는 동양의

 샤머니즘(shamanism)과 맞물려 이야기 중반에서 일기형식으로 길게 나열되기 시작하는데,

어두운 그림과 빽빽한 글들로 인해 100페이지가 않되는 내용을 끝까지 읽어 내려가기가

매우 고통스러운 작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힘겨워, 힘겨워~!!

 

특히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자 필자 자신도 몇 번이나 읽어보았지만, 늘 58페이지 부분에선 지루함의

한계점을 느끼며 긴 하품으로 인한 눈물을 생산해 내야만 했지요. 그럼 그렇게 눈물 겨웠던

 '배트맨-악마의 십자가'편의  내용파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도록 할까요?!

(^_^)/  

6년 전 '고담시'에는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과

배트맨은 총력을 기울이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그 후 조용히 사라진 연쇄살인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되고

배트맨(브루스) 은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의 악몽과 사건을 연결하는 베트남 입양아

'루시 부드로'는 미래를 예측하는 신비한 능력으로 배트맨에게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 후 그곳에서 파생되는 입양아의 아버지 의학박사 '압갈롬 부드로'의 일기를 통해 베트남 전쟁에서 겪은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고, 그 때문에 생긴 신비한 능력을 의학에 접목시켜 사람들을 구원하는 일을 통해

'고담시'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과 연관시키며 이야기는 이어지게 됩니다. 

이 작품 배트맨(악마의 십자가)의 가장 큰 특징을 뽑으라면 기존의 만화적 이미지를 탈피한 그림체와

캐릭터화 되지 않은 악(惡)과의 싸움입니다. 물론 이야기 전달 방식 상 뭔가 색다른 분위기로, '고담시'의

장중함과 범죄로 얼룩진 네거티브(Negative)적인 느낌을 매우 잘 살렸다고 극찬 할 수도 있겠지만,

엉성하게 형성 된 듯 보이는 뎃생력에 어지럽게 채색된 형태들은 무겁게만 이어지는 이야기의

극적 구조를 더욱더 난해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구체화 되지 않은 초현실적 악(惡)과의 싸움을 이러한 그림체로 어울릴만하게 표현한 점은 칭찬 할 수

있겠지만, 필자 자신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 '조지 프랫'이 만화적인 느낌을 망각한 체 너무나 예술적인

점에만 치우쳐 '색채미'에 입각한 그림을 작화(作畵)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너무 예술적이야...

 

또한 내용상에서도 '압갈롬 부르도'의 일기를 통해 '베트남전'에서 만났던 부두교 '마녀'에게 신비한 능력을

부여받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악의 근원을 '고담시'로 불러들이게 원인을 제공한 점은, 이로 인해 발생한

풀리지 않았던 6개의 살인사건과 또 다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기엔 베트남전을

왜 끌어들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앞과 뒤를 연결 짓기가

미약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야기의 결론을 지어 볼까요?!

(^_^)

 

어떤 분들은 배트맨(악마의 십자가)을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색채미'가 뛰어난 예술작품이라 치켜세우고,

배트맨 작품 중 악당이 등장하지 않지만 악과 싸워나가는 초현실적 이야기의 극치라 평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한국 문화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배트맨다운 그림 적 분위기가 재미를 매우 둔감

시킨 것 같아 아쉬움이 남으며, 100페이지 정도 되는 만화책을 힘겹게 읽게 만든 '조지프랫'의

컬트(Cult)적인 난해함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트맨(부르스)는 자신이 겪은 악몽의 일부분을 시간적 흐름 속에 나열하듯 고뇌(苦惱)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붕괴 되었을 때 세상의 악(惡)은 발생 할

수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악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 성질을 검증하면서 악이 가지는 불가사의 한 힘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이 작품에서 확실히 보여준 점엔 공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과 어지러움을 치유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사랑'이라는 것을 작가가 미흡하게

부각 시킨 점과 이유 없이 나오는 '예수'의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배트맨(악마의 십자가)는 솔직히 재미없습니다. 또한 그림 적으로도 한국문화와 친숙하지 않은 점으로

인해 약간의 반감을 가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고담시'의 음침함과 배트맨의 어두운 카리스마(Charisma)를

 좋아하시는 팬들에게는 또 다른 느낌의 영웅을 만나실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듯싶습니다. (^_^)

 

'조지'형~!! 암튼 다음번엔 더 멋진 작품 기대 하겠습니다.

(^_^)v~♥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