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북해의 별 - 김혜린

스파이크(spike) 2009. 6. 18. 09:34

 

1983년도에 발표된 김혜린 대하 장편 서사시 - 북해의 별 

 

...26년...

 

      한 사람이 태어 났다면 성인(成人)이 되어 시집, 장가갈 나이. 

 

....

 

일본의 순정만화는 '소녀만화'로 불리고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소녀만화'는 긴 머리칼과 검고 거대한

눈동자, 거기에 옥구슬 처럼 빛나는 하일라이트와 별들, 배경에 남발(濫發)되어 있는 꽃들로 청소년 만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 섰으며 그들만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창조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본

소녀만화의 독특한 형태는 백인(유럽) 사회에 대한 동경심과 남성 중심의 일본 사회구조에 대한 콤플렉스

등과 연결 되어, 등장 인물의 애매한 '성적' 아이덴티티(identity)와 서양인 같은 미모로 표현 된 것이지요.

 

그렇게 발전한 일본의 소녀만화는 1970년대 '베르사이유 장미'나 '캔디캔디'라는 메가 히트작이 발표 되면서 대한민국의 순정만화에도 엄청난 충격을 선사하게 되었고, 이러한 일본의 대박 작품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예비 '순정'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후 그들은 80년대 초반 만화 대본소를 중심으로

기지개를 펴고 발 돋음을 시작하는데, 그런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김혜린'씨 였습니다.

 

그렇게 한국 순정만화 '부흥'의 역사를 온몸으로 증언(證言)하고 작품으로 간증(干證)하고 계신 분이니 

만큼, 프로필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26년전 그녀의 손 끝에서 발표된 작품

'북해의 별'과 '김혜린'씨에 대해 우리 한번 제대로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팍팍~!! 

(건방진 도사의 건방진 프로필)

 

  이름 : 김혜림~!!!

본명 : 김귀자!!  김귀자~!!  김귀자~!!!!! 어우야~!! 

 생년월일 : 1962년 9월 4일생. 올해 나이  마흔 여덟~!! 마흔 여덟~!! 마흔 여덟~!!! 이모(姨母)...

데뷔 26년차의 원로(元老)작가!! 26년째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는 거~!!

 

어릴 적부터 만화 보기에 탐닉했던 그녀는 경상남도 진주에 있는 한 평 남짓한 흙 바닥 만화방에서

만화보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남의 집에서 몇 시간씩 조용히 책을 보다가 그 집 식구들이 밥 먹는 줄도 모르고 혼자서 책을 보았다는 그녀!! 또한 명랑 쾌할 한 성격과 자신이 고무줄 놀이의 여왕이라 생각 할 정도로

어린 시절을 즐겁게 보냈으며, 종이 인형 드레스를 600벌 정도 직접 만들어 입힐 정도로 그림에 열정을

간직한 소녀 였다고 합니다. 

 

그 후 경상대 사범대학 국어 교육과를 다니게 되면서 고교 때 부터 독학한 만화를 그리게 되었고

1982년 우연히 만화작가 '황미나'선생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83년도에 데뷔~!! '북해의 별'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됩니다. 또한 등장과 동시에 시대적 정치 상황과 맞물리면서 대학가 운동권의 필독서!!

언니부대 호령하며 순정만화 계 싹쓸이!!

 

그러나 남자들이 사랑한다는 소리는 안 들립니다.(^_^;)

 

 그 후로 승승장구!!

 

'북해의 별'을 시작으로 '그대를 위한 방문자, 겨울 새 깃털 하나, 비천무, 테르미도르, 불의 검'등을 

연재하고 발표하면서 진정한 스타 만화 작가로 우뚝 서게 됩니다. 

 

순정 만화계의 능력자~!! 여자 허영만~!!

 

그러나 진정한 대한민국의 80년대 순정만화 대표선수는 황미나~!! ㅋㅋㅋ

 

156cm의 작은 여자!! 하지만 데뷔 26년간 한결 같은 큰 작가 김혜림~!! 

자신의 그림에 늘 최선을 다하며 쉼 없이 늘 겸손 하고, 한국적 느낌의 만화를 그리려 노력하는 작가 김혜림!!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면 죽어라 그려보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굴해서 갈고 닦으라는 그녀~!!

황미나 선생님과 더불어 80년대 암울했던 시대를 펜촉 하나로 밝혀오신 촛불 같은 그녀는

 

욕심쟁이 웃웃~!!   

 

 

그럼 지금부턴 혜림 이모가 중학교 2~3학년 때 '왕자와 공주가 어쩌구식'의 옛날이야기 처럼 상상해 간

것들을 성인이 되어 조금 더 디테일 하게 표현한 '북해의 별' 줄거리를 아주 간단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_^)v 

북유럽 가상의 국가 '보드니아'를 배경으로 너무나 잘나서 정치적 박해(迫害)를 받는 주인공

'유리핀 멤피스'시민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주된 내용 입니다.

 

간단하지요?! ㅋㅋ

 

하지만 비슷비슷한 등장 인물들이 너무나 많고, 다소 모호한 논리 구조로 인해 책장은 쉽사리 넘어가지

않으며 내용 역시 간단치 않습니다. 또한 20년이 넘게 지난 작품 이다 보니 시대의 흐름상 맞지 않은 부분과, 서사적인 내용으로 인해 중반부까지 지리함을 감소하며 읽어 내려가야 하는 점은 대단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이어지는 서술적 내레이션(narration)은 거의 '소설' 수준이라 정신을 가다듬고 읽어 내려가야 하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또한 그녀의 데뷔작이라 조금은 아마추어적 느낌의 작화 능력과 일본 소녀만화의 영향을 받은 캐릭터들은 작가 자신이 너무 예쁘게 잘 그리려고 노력한 나머지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 넘쳐나 오히려 보기에 거부감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림 짱~!! 재미 업(up)~!! 

 

또한 가장 재미있게 표현 될 수 있는 유형지의 모습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이나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에서 영향을 받은 듯 보이기도 하나, 밋밋하게 이야기를 꾸려간 것 같아 심심함을 자아내며, 탈옥 장면과 도주의 스릴이 과감히 생략 되어 진 장면에선 다음 장으로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 되는 것 같지 않아 머리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크린톤을 절제(節制)한 묵직한 그림체와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한 방향으로 뻗어가는 이야기

전개는 감각적으로 뻗어가는 요즘의 순정만화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유리핀 멤피스'와 그를 사랑하는 공주 '에델라이드'의 사랑은 지금 보면 조금 '오바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진장 슬프게 표현되어 있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사랑을 운명과 숙명 속에 담아 진지하고

심도 있게 바라보게 만들기도 하지요. 또한 그림체도 중반부를 넘어 설수록 깔끔하고 정리된

분위기로 잡혀가며 사실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왜 '북해의 별'은 대학가 운동권의 필독서가 됐을까요?!

 

이 작품이 발표될 당시만해도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시절이었기에 '민중'이니 '혁명'이니 하는 말들은

쉽게 표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 였습니다. 또한 정치범을 고문하는 장면이 등장하기까지 하는데, 그런

장면들로 인해 시대의 동질성에 공감하는 대학생들의 꽉 막혀있는 정치적 현실의 암담함을 나름대로 숨통이

트이도록 살짝 건드려 주며,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 점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럼 결론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혜린'의 '북해의 별'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6년이 지났습니다. 출판 당시만 해도 '대본소'용으로 16권(도서출판 프린스)나온 것이, 1992년 '창만사'에서 재발간 하였고, 그 후 팀매니아 코믹스(세주문화)에서 1995년에 다시 출판, 2005년에 길찾기 출판사에서 애장판(총7권)으로 출간 되었습니다. 이런 점만 봐도 이 만화가

후배들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지금 현재 이 작품을 과거의 추억을 생각하고

재미로만 읽으려고 하신다면 약간 실망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정소재의 만화가 주축으로 자리잡은

우리 순정 만화계에 진지하고 사실적인 작품으로도 얼마든지 사람들의 공감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버린 그녀의 능력 만으로도 이 작품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 됩니다.

 

...26년...

 

      한 사람이 태어 났다면 성인(成人)이 되어 시집, 장가갈 나이. 

 

....

 

세월이 흘러도 명작(名作)이라 손 꼽힐 만한 작품들은 어느 세계에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일본 소녀만화의

영향 안에서 작화 된 '김혜린'의 '북해의 별'은 아쉽게도 명작(名作)의 반열에 올려 '명예의 전당'에 입성 시키기엔 약간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탄생한 그녀의 명작들은 이 작품으로 인해 기틀이 마련 되었고, 한국적 순정만화의 토대가 되었단 점에선 확실한 명품(名品)으로 생각하기에 틀림 없을 것 같습니다.

 

김혜린 샘~!!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 기대 할께요. (^_^)v~♥ 

 

감사합니다. (^_^)v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