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1남4녀 막순이 - 김수정

스파이크(spike) 2007. 11. 30. 15:23

 

'아기공룡 둘리'의 작가 '김수정'씨의 시끌벅적 가족이야기 '1남4녀 막둥이' 

 

80년대를 풍미했던 만화가 '김수정'씨의 작품중에 대표작을 뽑으라면 '오달자의 봄'과 '아기공룡 둘리'를 말할수 있습니다. '아기공룡 둘리'는 여러말이 필요없는 당대 최고의 작품이며 국민중에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간첩이란 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시절 명랑만화의 신화적(神話的)존재였으며, '오달자의 봄'은 어린이 독자보다는 성인과 청소년층에서 상당히 인기 있었던 작품이였습니다. '김수정'씨 만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만화책을 한번 펼쳐보는 순간부터 폭발적인 웃음을 만들어 가는 내용으로 인해 배꼽 빠져라 웃어 버리다, 막판엔 온몸에 기운빠져 기진(氣盡)해 버리게 만드는 엄청난 내공을 지닌 점이라 할수있습니다. 이정도의 폭발적인 웃음은 일본만화 '닥터 슬럼프'나 '짱구는 못말려'와 비교해 봐도 전혀 손색 없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고 그로인해 김수정씨는 80년대 명랑(코믹)만화의 지존(至尊)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또한 '김수정'씨는 '아기공룡 둘리' 외에도 '천상천하,미스터 제로,미스터 점보,자투리반의 덧니들,아리아리 동동'등 무수한 히트작으로 아동 및 청소년과 성인들을 아우르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작가이기도 했는데, 여기 '1남 4녀 막순이'도 배꼽잡는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형적 패턴의  '김수정'씨 초기 작품중에 하나였습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 하자면 1남 4녀의 막내 '막순이'가 가족들과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어른보다 뛰어난 판단력과 현명한 행동으로 수습해 가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린이를 위한 만화이다 보니 억지스러운 웃음을 유발하거나 필요없는 말장난들이 난무하면서 내용 자체가 '유치 뽕짝'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 만화에 나오는 어른들은 하나같이 7살짜리 소녀 막순이보다 멍청한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는데 어린이의, 어린애에 의한,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이다보니 부득이 발생한 아쉬운 점이라 할수 있습니다. 또한 2권 중간에 영화배우를 꿈꾸는 백수 세입자 '소수복'이 등장하면서 내용 자체가 지루하고 억지스런 분위기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막순이'가 하숙생과 벌이는 헤프닝들은 현시대의 문화와 차이나는 부분이 많아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수도 있습니다. 특히 텔레비젼이 없어 전파상으로 드라마를 보러가는 하숙생 '소수복'을 간첩이라 오인하고 염탐하는 장면에선 세뇌(洗腦)

에 가까운 반공교육에 시달리던 어린학생들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 같아 쓴웃을 짓게하며, 연탄불을 꺼뜨려 옆집으로 '불동냥'을 가는 하숙생의 모습은 7~80년대 초반 서민들의 생활모습이 담겨있어 30대 분들의 아련했던 어릴적 추억을 하나둘씩 더듬게 만듭니다.

'김수정'씨의 모든 만화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큰 덩어리로 묶기는 것이 '가족'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나오고  형과 누나,언니,동생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가족간에 일어나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정치적으로 어두웠던 시절 강제적으로 왁자지껄하고 모두가 행복한 모습으로 억지로 꾸며낸 것이아닌, 삶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여 우리들이 꿈꾸던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즐겁고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갔기에 그시대를 살아가던 80년대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이 더욱더 사랑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1남 4녀 막순이'는 '김수정'씨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재미는 없습니다. 이 책이 만들어진 시기만해도 1980~1981년이였고 '점프코믹스'에서 800페이지 분량에서 내용이 부실한 250페이지 정도를 삭제한후 재발매 한 것을 구입한 시기도 1989년인 고등학생 때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필자가 이책을 처음 접했을때도 재미없었고 지금 다시 책장에서 꺼내본, 현 시점에도 유치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정도로 즐거움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80년대 초반, 서민들의 시대상을 재미있게 반영한 점과 한국 명랑만화의 한 획(畵)

을 그을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 이전의 주옥같은 작품중 하나인 '1남4녀 막순이는' 우리의 소중한 만화임엔 틀림없습니다.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