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사부님 싸부님 - 이외수

스파이크(spike) 2007. 12. 14. 12:59

 

이책을 논(論)하기엔 나의 내공(內攻)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외수'씨의 '사부님싸부님'을 감히 만화책에 끼워넣어 책을 격하(格下)

시켰냐고 그의 팬들이 항의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욕을 먹더라도 '사부님싸부님'을 만화책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책 안의 내용을 들여다 보았을때 만화의 형식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부분이 많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형식이 비슷하다고 다 만화도 아니고, 똥이 형태가 비슷하다고 된장이 되는것은 아니겠지만, 필자가

봤을때 어려운 말들을 아주쉽게, 또는 더욱더 알쏭달쏭하게 만들어 책을 읽는 독자가 심도(深度)

있는

고찰(考察)을 'ㅋㅋㅋ'란 웃음으로 터트려 버리게 하는 해학(諧謔)넘치는 부분이 많아 더욱더

만화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사부님싸부님'을 처음 보았을때가 서울올림픽으로 나라가 들썩였던 1988년 이였습니다.

그 당시 한국 만화의 중흥기를 이끌던 몇몇 작가들의 그림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형태를 표현함에

있어 나타나야 할 펜 터치에 따른 기교가 무참히 생략되버린 간단한 그림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필자에게

다가왔고 사람을 설득하고, 웃기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느끼게 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때가 1983년 이였는데, 위 사진에 있는 책은 2002년도에 커버디자인도 새롭게

바뀌어 재발매된 '사부님싸부님'입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돌연변이 '하얀올챙이'로 태어난 주인공이 자신이 살고있는 작은 웅덩이를

벗어나 바다를 향해 나아가며 많은 문답을 통해 도(道)를 논하며 세상을 향해던지는 말(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1권의 중반부가 지나면 하얀 올챙이를 사부님으로 모시는 검은 꼬마올챙이가 등장하여

문답을 주고받게 되는데, 내용 자체가 말장난만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지만 뒤로 이어질수록

하얀올챙이의 답변에 뭔가 모를 숙연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 이유는 본문 내용중 '역시 지식이란 뭔가 나를 켕기게 만든단 말씀이야' 를 말한 '가물치'에게 필자가

동질의식을 갖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도(道)에 관련된 답변뿐만이 아닌 모든 질문의 대답이 '하얀올챙이'의 말을 통해 쉬운듯 하지만 알듯

모를 듯한 답변과, 그림으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독자가 수긍하여 받아들일수 있는

방향으로 설명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독자는 진리의

깨달음을 무릅을 '탁'치며 느끼는 것이 아닌 스펀지에 물스미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띠듯 책장을

넘길수 있게 되지요.        

또한 필자가 '사부님싸부님'을 만화책으로 분류하여 올려놓은 또다른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책에 관심을

가지고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 것 입니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작품임에도 현시대와 전혀 동떨어

진 내용으로 이해하기 힘들거나 유치한 느낌이 들지않으며 지금 보아도 이외수 선생님만의 풍자와 해악(諧謔)

이 넘쳐나 마음속에 살며시 고동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끝까지 즐겁게 볼수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세상이 변하지 않고 아직도 썩어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사부님싸부님'은 매우 재미있으며 어떻게 보면 도(道)를 즐겁고 쾌할하게 표현한 작품

입니다. 또한 굉장히 어려운 주제(主題)일수도 있는 내용을 쉽게 서술한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길을 걸어가다 낮선 사람이 다가와 '도(道)를 아싶니까?' 를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질문을

던지는 분들에게 필자는 이런 질문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혹시...'사부님싸부님'을 보셨나요?"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