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 선생님은 아동물(兒童物)보다는 성인물(成人物)로 필자의 기억에 더 많이 남아 있다.
검은색 잉크를 묻여 붓으로 마구 색칠한 듯 보이는 배경(背景)의 거친 색감과 손쉽게 재빨리 그린듯한 캐릭터들. 또한 여성의 얼굴은 매우 작은 것이 특징이며 눈은 크고 쌍커플은 선명함과 동시에 화장은 찐하게 하고 가슴이 축구공 보다 컸던 팔등신 미녀들은, 팬티가 보일듯 큰 엉덩이를 흔들며 항상 남성을 유혹하고 갈구(渴求)하는 것으로 표현되던 것이 필자가 기억하는 '김삼' 선생님의 전형적인 만화 패턴이였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미성년자'라는 신분으로 인해 그의 작품을 손쉽게 구입하여 읽을수 없었던터라, 암암리에 친구들의 손을 몇번이고 거쳐, 나의 순번까지 기다렸다 읽었던 김삼 선생님의 작품들은 아직도 필자의 뇌리(腦裏)에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로인해 '김삼'선생님의 모든 작품은 성인물로 인식되어 버렸고, 그런 강렬한 이미지로 인해 그의 주옥같은 아동용 작품을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생겨나 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이 작품 '칠삭동이'는 세월이 한참 지났지만 어린이 부터 성인들까지 (현재) 다시보아도 재미있고 전혀 유치함이 없이 '큭큭'거리며 흥미 진진하게 끝까지 읽을수 있는 걸작중의 걸작이라 생각됩니다. '칠삭동이'에 대한 필자가 기억하는 또다른 추억은 '모' 시민단체에서 이 작품을 한국의 좋은 만화로 선정하여 '김삼'선생님에게 상(賞)을 수여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김삼' 선생님은 상당히 에로적인 성인물을 동시에 연재하고 있었던터라 수상에 관련한 기사를 읽던 필자는 아이러니(irony)한 웃음을 지어야만 했었지요. 하지만 그런 퇴폐적(頹廢的) 성인물만 생각하지 마시고 '칠삭동이'의 내용 자체로만 평가한다면 시민단체에서 수여하는 최고상을 몇번이고 수상 한다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훌륭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간단히 '칠삭동이'의 줄거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잣집 명문가 여자아이로 7개월 만에 태어난 주인공 '칠삭동이'는 머리에 뿔처럼 '혹'이나고 너무나 못생긴 계집아이란 이유로 집에서 버림받고 강물에 버려 집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마음씨 좋은 노부부의 손에 키워지면서 남자처럼 성장해 가고, 사부님으로 모시게 되는 스님을 만나게 되면서 문무(文武)를 겸비하게 되는 이야기로 진행되어 갑니다.
그럼 여기서 이 작품이 왜 재미 있는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칠삭동이'는 동양의 고전(古典)소설에서 부터 구약성서를 아우르는 대표적 에피소드를 전체적인 흐름속에 조금씩 접목하여 독자 자신이 보았거나 들었던 친숙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느끼며 읽어 내려갈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칠삭동이'가 부모에게 버림받고 바구니에 담겨 버려지는 장면이나, 목에 가시가 걸려 병든 말을 '적토마'로 키워내는 점이 대표적인 '예'라 할수 있습니다. 또한 스님이 한밤중에 칼을 가는 모습을 보고 칠삭동이가 도망치는 부분에서는 삼국지의 장면중 하나를 응용하여 이야기의 반전(反轉)을 꾀하는 '김삼'선생님의 연출 능력을 잘 읽을수 있는데, 이런 부분 하나하나가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여짐으로 인해 독자들은 만화를 끝까지 재미있게 볼수 있게됩니다. 또한 '칠삭동이'가 스님으로 부터 가르침을 받아 무술 수행을 하는 모습과 산적 털보가 여자아이인 '칠삭동이'를 형님으로 모시게 되는 과정은 상당히 즐겁고 쾌활하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며, 말(馬)을 그릴때 다리를 여러갈래의 선(線)으로 표현하여 재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을 묘사한 '김삼'선생님의 그림적 표현력은 만화적 느낌을 독자가 충분히 누릴수 있는 특징으로 작용 합니다. '김삼'선생님은 80~90년대 초반까지 성인만화로 한시대를 풍미(風靡)했던 작가중 한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성인이된 필자는 그의 작품을 '미성년자'였던 시절보다 접하기 더 어려워 졌다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만 그의 작품을 쉽게 볼수 없다는 점과, '김삼'선생님과 같은 재미를 갖춘 현시대 작가들을 만날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입니다.
※ 작품성 ★★★★☆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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