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무신전쟁(武神戰爭) - 형민우

스파이크(spike) 2008. 4. 7. 18:13

 

1권 조차 끝까지 보기 힘들며 다음편도 기대하기 힘든 작품.  

 

국어사전에 '짜깁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안대로 발음하여 '짜집끼'라고 알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짜깁기란 기존의 글이나 영화 따위를 편집하여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

합니다. 한마디로 이곳저곳에서 모방(模倣)이나 차용(借用), 또는 표절(剽竊)을 통해 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도 이에 포함되는 것이지요. 

 

'프리스트'라는 작품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름이 많이 알려진 '형민우'씨의 무신전쟁(武神戰爭)은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참, 여러 작품에서 짜깁기를 많이도 했구나"라는 생각이드는 작품입니다. 물론 

단행본이 출시된 시점이 얼마돼지 않아 전체적인 작품을 평하는 것이 시기상조(時機尙早) 일수도 있겠지만,

 내용의 시작이나 이야기 전개 방식만을 놓고 본다면 '무신전쟁'은 일본 만화를 많이 차용 한 듯 보이며

평가절하 될 만큼의 많은 허점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그렇게 필자가 생각하는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지요.

'무신전쟁'은 2007년에 '영챔프'에서 연재를 시작하였고 그해 6월에 첫 번째 단행본이 출시된 작품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7살 생일에 주인공 '한치우'를 버리고 17살이 되면 선물을

보내주겠다며 떠나버린 아버지가 10년 만에 '특수무속국'에 근무하는 친구 '담덕'에게 아들을 부탁하면서

 전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들 한치우는 폭주족 양아치의 우두머리로 활동하며 성장하였고

갑자기 그를 살해하기 위해 나타난 '삼연국무신사'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타난 '특수무속국요원'들

간의 싸움이 1권의 주된 내용으로 펼쳐 집니다.

 

하지만 도입 부분부터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상당히 비슷한 전개로 필자를 당황하게 하였고 후반부로

갈수록 장면 하나하나는 강렬한 펜 터치로 요란하지만 알맹이 하나 없는 내용과 지루한 폭력장면의

반복으로 한 권의 책을 보는데도 상당한 힘겨움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위의 전투 장면에선 예전

'공작왕'에서 나왔던 부분과 매우 흡사하단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작가 특유의 거친 펜 선으로

과도(過度)하게 묘사된 액션씬들은 오히려 산만함을 증폭 시켰습니다.  

또한 특수무속국 술법타격대 '김운 대령'의 변신술은 80년대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에서 나왔던 장면을

연상시키며 우측의 그림은 영화 '토탈리콜'을 떠오르게 합니다. 한마디로 '무신전쟁'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부재속에 80년대식 발상과 일본 매카닉 물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일본 연출라인과 작품들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모방품이 돼버린 듯 싶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몇몇 장면에선 표절이라 의심되는 점들도 발견 할 수 있었는데 우측의 그림은

'패트레이버(2)'에 나오는 '육상자위대 98식 다족(多足)전투 지휘 레이버 라다'이며, 좌측은 '무신전쟁'에

나오는 '다각전차'입니다. 다리의 모양과 바퀴, 포신의 위치까지 비슷한 점으로 보아, 보고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무신 '골리앗'의 모양은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 나오는 로봇과

모양이 비슷하며, 그런 점을 감추기 위해 우리나라 전통 갑옷의 모양을 접목시켜 한국적인 느낌을 돌출 

시키려 노력하였지만 이 또한 7~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느낌과 비슷하여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 구조도 중간중간 매끄럽지 못함을 드러내는데 가장 강력한 힘을 숨겨 놓은 듯 보이는 특수 무속국

국장 '담덕'을 보호하는 보디가드가 17살 폭주족의 펀치에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점에선 어이가 없었으며,

아무 이유없이 폭력을 휘드르고 반항하는 것이 멋진 것인양 늘어 놓는 소재의 한계성엔 답답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진지한 장면이 이어져 내려가야할  장면에서 어이없는 욕설과 유머는 극의 흐름에 찬물을 끼엊는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는 듯 행동하다 1권의 후반부에들어 갑자기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한치우의 행동은 이야기를 빨리 끌어 올리려는

작가의 조급함을 엿보이게 합니다.  

 

이제 단행본 1권이 발매되었는데 성급하게 결론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용만을

보아도 과연 앞으로 이어질 작품에 관해 기대를 할 수 있을지 의심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책의 첫머리에

작가는 '그 동안 내가 잊고 있던 것을 찾기 위해 이 작품을 시작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나는 내가

시작했을 때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어쩌면 가던 길마저 잃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 지도 모른 체 앞으로만 갈 바엔 차라리 처음 왔던 곳에서 다시 출발하는게

나의리라'고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작가가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 알 수 없으며 애초부터 가던 길마저 알지 못하고 작품에

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작자의 글은 '폼'을 잡기위한 낙서처럼 보일뿐이며 일본

작품처럼 자신의 작품을 포장하여 한국적 느낌을 짜깁기하여 만들려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허둥대는 모습만 보인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앞으로 연재될 내용에선 이런 점을 극복하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을 잊지 말며, 더욱더 알차고 멋진 작품이

창조되어 필자가 단행본을 구입하는데 전혀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을 수 있도록 작화해 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