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서평(書評) ◑

맨홀(Manhole) - 테츠야 츠츠이(Tetsuya Tsutsui)

스파이크(spike) 2009. 4. 29. 09:15

맨홀(Manhole) - 테츠야 츠츠이(Tetsuya Tsutsui)  

 

어느 광고 문구(文句)에서 이런 글을 본적 있습니다.  

 

'짧지만 강하다'

 

그런 말이 정말로 딱 어울린 만한 작품이 바로 테츠야 츠츠이(Tetsuya Tsutsui)맨홀(Manhole)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처음 1권의 책 커버를 보았을 때만해도 단순한 맨홀 뚜껑이 그려져 있는 그저 그런 만화라 생각 했으나, 한번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니 흐릿하게 보여지는 섬뜩한 악마적 인물의 캐릭터가 조명(照明)으로 인해 그림자가 선명해 지듯 분명히 나타나기 시작 하는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지요.

 

한마디로 이 한 장의 커버 디자인을 통해 '맨홀'에서 작가 '테츠야 츠츠이'가 말하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를

대략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어떤 면에서 '예측'이 가능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짧지만 강한' 만화작품 '맨홀'의 이야기를 서서히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흐흐흐~...

 

'테츠야 츠츠이'의 '맨홀'은 총 3권으로 이루어진 단편 만화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맨몸'으로 '맨홀' 뚜껑을 열고 기어 나온 한 청년이 피(血)를 토하고 죽어가는 것에서 부터 출발 합니다. 그 후 혈액을 통한 2차 간염으로 발생한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망하기 시작하는데, 그 원인을 조사하고 사건을 발생시킨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두 명의 형사가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며 범인을 쫓는 내용 입니다.

 

이런 내용 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서점에서는 공포물로 장르를 구분 지어 놓았지만, 이 작품은 범죄자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 물이자 등골에 오싹함을 선사하는 '스릴러'형식이 가미 된 작품 입니다.

 

그렇다면 범인을 잡기 위한 두 명의 '형사'들이 등장하겠지요!!

 

물론입니다.

 

만화건 영화건 언제나 패턴이 그러하듯 2명의 형사가 등장 합니다. 또한 만화건 영화건 이런 형사 물에선

언제나 패턴이 늘 그러하듯, 한 사람은 지긋한 연륜(年輪)이 있으시고 또 한 명의 파트너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에, 의욕과 불평 많은 젊은 신출내기 형사 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수사를 방해하는 내부의 적(敵), 멍청한 '간부'도 등장 하겠군요?!

 

물론입니다.  

 

그런 내부의 적들로 인해 수사는 답보 상태에 이르게 되고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하자 범인의 윤곽(輪廓)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앞서 말한 커버 디자인에

따른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지요. 그럼 우리의 주인공 '미조구치 켄''이노우에 나오'는 과연 3권 안에

끝나버리는 내용 안에서 범인을 색출하고 잡아들일 수 있을까요?

 

 

맨홀(manhole)은 하수관 내의 점검이나 청소, 파이프의 연결이나 접합을 위해 사람이 출입하는

시설을 말함. 관로에서는 기점, 합류점, 관의 지름·방향·구배가 변하는 곳이라든가 긴 관로의 중간 점

등에 설치한다. 입구는 주로 뚜껑으로 덮는데, 뚜껑은 철근 콘크리트제 밀폐형이거나 쓰레기처리 격자형이있다. 맨홀의 안은 원형으로 된 것이 많고, 가끔 사각형이나 다원형인 경우도 있다. 바닥의 높이는 관로(管路)의 바닥과 같게 하거나, 침전물을 수용할 수 있도록 관로 바닥보다 낮추기도 한다.

깊이는 관로의 깊이에 따라 다르다.- 한국어 위키 백과사전 참고.

 

 

'테츠야 츠츠이'의 만화 '맨홀'에서 주목해 봐야 할 몇 몇의 대목이 있습니다. 특히 그는 일본에서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킨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 한 듯 보이는데, '오타쿠'라는 말을 1990년대 일본

전역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꿔버린 남자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과 1995년 3월 발생한 '옴 진리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미야자키 츠토무'는 1988~89년에 걸쳐 '사이타마'현과 '도쿄'도에서 4명의 여아가 희생된

「유녀연속유괴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살인 직후 사체 일부를 소포로 꾸려 '이마다 유우코'라는 가명으로 유족의 집에 보내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였습니다. 일본 법무성은 2008년 6월 17일에 그를 '사형' 집행하였다고 발표하였고, 이 작품 '맨홀'에서도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왜 범인이 전염병을 퍼트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꼼꼼하지 못한 연출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장면도 있습니다.

주인공 '미조구치 켄''이노우에 나오'에게 사건의 최초 발원지인 '맨홀'을 찾아 안으로 들어가기를 명령하는데, 전염병의 매개체(媒介體)인 '모기'에 물릴까 머리에 비닐을 씌우고 잠입을 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흡혈 당할 공간이 훨씬 많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경관을 내려 보내는 모습엔 머리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머리는 가리면서...

허벅지도 땀과 피가도는 인체의 일부~!!

 

또한 사건 현장에서 '범인'임을 직감한 '미조구치 켄' 형사가 택시를 미행 하라고 오토바이 순찰 대원에게

지시하는 장면이 있음에도, 후반부에선 쫓아간 대원은 사라지고 형사 자신이 탐문하는 장면으로 뒤바뀌어 

사건을 추리해 가는 과정은 연출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구성적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내용에 빨려 들어가 책장을 마구 넘길 수 있는 것은, 급박한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어 섬뜩한 느낌의 몇 장면을 지나 스토리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단계의 결론에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품의 중간쯤 나타나는 영화 '링'을 연상시키는 장면에선

영화와 비슷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른 오싹함에 전율(戰慄)하기도 하지요.

 

그럼 '맨홀'의 결론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쓰레기 같은 인간일 지라도 '사람'은 '사람'을 벌 할 수 없다는 인도주의적 관점이 팽배한 이 작품은 그러한 기준을 깨버리려는 범인과 그것을 막으려는 수사집단과의 두뇌싸움이 중심인 작품입니다. 또한

죽어 마땅한 개인이나 집단이 세상엔 만연하고 있지만 법 안에서 처벌 할 수 없는 한계를 부정하고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여 세상을 바꾸려는 것 또한 범죄의 한 유형이라는 점도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렇다면 정말로 '테츠야 츠츠이'의 '맨홀'이 재미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장편만화를 읽기엔 시간과 체력에 약간의 부담이 있다면 이런 짧은 단편 만화 하나를 가열차게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배 깔고 누워 고구마를 벗겨 먹으며 재미에 푹 빠져 보기엔 약간 지저분하고 혐호스러울 것 같기도 한 작품이기도 하네요. 그러나 진지하고 심각한 재미를 원하시는 분들에겐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 될 듯 합니다. 

 

암튼, 즐감하시고... 

 

마지막으로 '맨홀'를 읽으실 독자 분들에게 드리는 몇 가지 팁(Tip)~!!! 

 

'짧지만 강하다'

또한 '섬짓'하다.

특히 모기(mosquito)를 조심하라!!

 

※ 작품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