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어른들을 위한 정치우화 : 눈먼 늑대 이야기(5)

스파이크(spike) 2017. 5. 5. 13:19


하지만 이러한 잡다한 불만과 불평 등은 발효유를 마실 때 종종 할 수 있는 으르렁거림이었으며생각 사파리에 대한 주체적 세력화는 그것을 통해 충분히 분산 상태에 있는 개인적 동물들을 집단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힘으로 키우자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으르렁과 짖음을 어느 정도 끝낸 영감늑대가 앞 발로 발효주가 든 잔을 들고는 건배를 제안하자 다들 앞으로 뭔가 큰 일이 이루어 질 것 같은 희망찬 꿈들을 꾸며 힘차게 잔을 부딪쳤지요. 그렇게 길게 이어지던 영감늑대의 짖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늙은여우는 몸치장을 위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풍금방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발효주에 취한 회원 동물들은 늙은여우가 가버렸는지도 모른채 뼈다귀 풍금방에서 흥겨운 만찬을 끝내고 기분 좋은 감정을 간직하며 계산을 위해 문 앞으로 걸어 갔지요. 그리고 다른 회원 동물들이 풍금 값을 낼 것이라 기대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모두들 왁자지껄 밖에서 인사를 하며 뿔뿔이 깃털을 휘날리곤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동굴로 순식간에 돌아가는 모습을 영감늑대는 뒤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그러한 행동에 아가릴 쩍 벌리고 주둥이 끝으로 침 한 방울을 길게 떨어뜨리며 어처구니 없게 광경을 지켜보던 영감늑대는 도망간 동물들을 몽땅 싸잡아 개 같은 새끼들이라고 마구 짖어대며 1, 2차 포함 모두 68만 고기 값을 자기가 모두 낸 것에 으갸갸갹, 아우~하며 울음 섞인 짖음을 내지르곤 앞발로 마구 땅을 긁고 으르렁댔지요.


그렇게 공연과 만찬이 있은 지 이틀이 지나 영감늑대의 고기 값 괴성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무렵 늙은여우는 눈먼늑대가 있는 정치 외양간을 찾아갔습니다정치외양간에 일하고 있는 구마동물에게 연락을 취해 미리 눈먼늑대와의 약속을 잡아 놓은 것이었지요. 그리고 늙은여우는 눈먼늑대의 우리로 들어가 긴히 중요한 말이 있다며 뭔가를 발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곳 전파까페 생각 싸파리에서 영감늑대와 그의 무리가 눈먼늑대를 몰래 따돌리고 자신들의 영역확장을 위해 꿍꿍이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그 말에 놀란 눈먼늑대는 늙은여우가 무슨 소릴 할지 잠시 동안 대꾸 없이 그녀의 얼굴만을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짖음을 못 믿는 것 같은 눈치를 받은 늙은여우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도청생쥐' 풍성한 꼬리털 속에서 꺼내 눈먼늑대 앞에 내려 놓았지요.


그리고 도청생쥐의 머리를 눌러 이틀 전 영감늑대와 주변에 있었던 늑대들이 발효유를 마시고 으르렁대던 소리를 눈먼늑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 도청생쥐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이틀 전 뼈다귀 집에서 새겨진 영감늑대와 주변에 있던 늑대들의 으르렁거림 이었지요. 특히 도청생쥐는 풍악이 흐르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영감늑대'와 몇몇 늑대들간의 생각 사파리에 대한 좋지 않은 짖음을 주로 편집해 눈먼늑대 앞에서 찍찍거렸습니다. 그러며 늙은여우는 자신의 간사한 혀를 최대한 활용하여 추가적으로 으르렁거림을 붙여 영감늑대와 이장, 히든, 키기늑대를 의도적으로 음해하고 매도하였지요.


그러면서 늙은여우는 도청생쥐가 상황상 기억하지 못 한 부분도 있다면서, 도청생쥐의 입을 막고는 영감늑대 패거리들이 눈먼늑대 소장님을 허수아비로 알고 회장, 이사, 부장, 과장 등 자신들이 만든 직함을 달고선 당신의 이름을 팔아 지금 현재 다른 옛 것을 지키는 단체들을 찾아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정치적 행동을 하곤 눈먼늑대를 팔면서 애국동물들을의 우두머리들을 속이고 있다며 몰아세웠지요. 하지만 실제론 그렇게 일이 진척 되지도 않았고 눈먼늑대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기 위한 생각 사파리를 키우려는 것을 늙은여우는 곡해하여 이간질 시켜 눈먼늑대를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눈먼늑대는 단지 허수아비일 뿐이며 정치외양간의 모든 정책연구와 결정은 회장, 이사, 과장, 부장늑대의 대가리와 적극적 활동 속에서 나오는 것으로, 눈먼늑대야 말로 종편 사육장의 나팔수의 바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지껄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눈먼늑대는 이것들을 몽땅 물어 죽이겠다며 길길이 날뛰었고, 어찌 감히 날 이용해 한 자리 차지하려는 짓거릴 벌일 수 있냐며 오히려 입에 거품을 물고 검붉게 더럽혀진 이빨을 드러내곤 크게 으르렁댔지요. 하지만 늙은여우는 오히려 눈먼늑대를 진정 시키며 이 늑대들과 주변에 있는 여우들을 쫓아내고 생각 사파리를 다시 새롭게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곤 커다란 고깃덩이를 눈먼늑대 앞에 바치곤 자신은 충성을 다하겠다는 듯 고개를 조아리며 경의를 표했지요. 하지만 고개를 숙인 늙은여우의 입가엔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