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어른들을 위한 정치우화 : 눈먼 늑대 이야기(6)

스파이크(spike) 2017. 5. 12. 22:48

정치외양간에서 뼉다귀 시계로 10개 정도의 거리엔 백로가 뛰노는 동네가 있습니다. 그곳엔 얼마 전 이곳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미끈하고 잘생긴 '타로푸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지요. 그 타로푸마는 4년간 칩거하며 수도생활을 끝내고 이제 막 밖으로 나와 마음이 깨끗하고 순수한, 고 자신 있는 청년 푸마였습니다. 그런 타로푸마는 자신의 동굴 안에서 늘상 긁고 새기는 예술 행위에 몰두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작업에 지루함을 느끼고 바보상자를 틀어, 이곳 저곳을 돌려보며 종편 사육장에서 붉은 늑대들과 으르렁대고 노래 대결을 하는 눈먼늑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타로푸마는 눈먼늑대를 보며 중얼거렸지요. 오호…, 옛 것을 지키며 노래하는 골수 늑대 새끼들 중에 꿀리지 않고 잘 짖는 녀석도 한 마리 껴 있구만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눈먼늑대를 처음 알게 된 타로푸마는 전파찾기 녹색창에서 그에 대한 자료를 앞 발로 모이를 쪼듯 눌러 뒤져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타로푸마는 눈먼늑대가 전파까페 생각 사파리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동굴에서 10뼉다귀 정도되는 짧은 위치에 정치외양간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또한 '사망노래대결'에서 반대편 '중고늑대'에게 내 새끼 아니거든요라는 깨갱거림을 주둥이에서 튀어나오게 만든 녀석이 바로 눈먼늑대란 것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을 확인한 타로푸마는 즉시 전파까페로 들어가 생각 사파리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그들이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 구경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동물들과도 친분을 쌓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오랜만에 다른 동물들을 만나는 타로푸마는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우연찮게 갑자기 알게 된 생각 싸파리로 인해 신나게 만드는 꿀단지음료를 마시는 기분까지 느낄 정도로 즐거움의 연속이었지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 사파리 전파까페에 이상한 내용이 올라와 분위기가 굉장히 냉랭하게 바뀌어 일반 회원 동물들이 숨죽이고 벌벌 떨며 게시판만 응시하는 사건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눈먼늑대가 자신이 무슨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는 동물이나 되는 것인 양 '예언늑대'라는 발톱 이름으로 올린 으르렁거림 하나 때문이었지요그것은 바로 늙은여우의 잔꾀로 도청생쥐를 사용, 음해로 만들어진 주도적 늑대와 여우들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 게시글에 눈먼늑대는 이렇게 협박조의 으르렁으로 짖음을 풀어갔습니다.


우리 생각 싸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별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런 퇴폐적 동물들이 잠입 해, 저를 농락한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이런 사이비 세력과 배신자 등은 끝까지 배후를 추적하여 책임을 물을 것이며, 동물의 왕국에서 영혼까지 사라져 버리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권력을 가진 늑대무리와 칼 이빨을 가진 늑대도이 눈먼늑대를 이긴 적이 없으며 앞으로 까불었다간 4다리 벌벌 떨며 오줌과 똥을 질질 싸다 그 자리에 주저앉게 만들어 주겠노라고 말이지요. 아울러 오늘 오후에 보복을 시작 해 지금은 복수의 미학을 즐기고 있다며 나불거렸습니다. 눈먼늑대는 그렇게 자신의 힘을 과시했지만 그가 떠든 대부분의 말들은 허풍덩어리였으며, 이런 상황에선 어마어마한 힘을 감추고 있는 듯 짖어대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해 휘갈긴 것뿐이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 그의 공갈성 으르렁이 약발로 작용했는지, 아님 눈먼늑대가 이런 식으로 떠드는 것에 대해 주도적 동물들이 실망감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야기 춤과 노래를 보고 뼈다귀 집에 뒤풀이를 갔던 대부분의 회원동물들은 생각 사파리에서 자리를 털고 탈퇴를 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영감, 이장, 히든, 키키 늑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에 대한 까닭이나 자세한 내용 등을 풀어 밝히려고 노력 하였지요. 하지만 눈먼늑대는 이미 늙은여우의 고기덩어리와 충성 어린 행동만 보일 뿐,  이외 전혀 다른 의견에 대해선 조금도 들어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밝힌 짖음과 으르렁거림은 모두 생각 사파리 게시판에서 지워져 버렸고 생각 사파리 밖으로 내몰리기 시작했지요. 그런 모습에 분개하고 답답함을 느낀 영감, 이장늑대는 그때 뼈다귀 집에서 있었던 처음과 끝의 과정을 눈먼늑대에게 설명하며 이해 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모든 울부짖음은 묵살되고 지워졌지요. 그래서 그들은 눈먼늑대를 직접 찾아가 해명과 변명이 섞인 으르렁거림을 토해내며 내용을 전달 하였습니다. 하지만 눈먼는대는 자신이 단지 허수아비일 뿐이고 정치외양간의 모든 정책연구와 결정을 영감, 이장늑대가 주도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앞으로 생각 사파리 밖에 나가 자신의 이름을 팔고 그런 정치잡놈 짓이 보이게 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공격적으로 짖어댔습니다.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는 냄새 나는 발톱을 뽑아 든 채 누런 침을 질질 흘리며 찾아온 그들을 정치외양간에서 쫓아 냈지요. 그 일이 있은 직후, 눈먼늑대는 바로 일반 동물들이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신의 파랑새 재잘거림이 그려진 게시판에 늙은여우의 이야기와 자신의 판단만을 주장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옮겨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엔 이번에 말썽을 일으킨 주도적 인사들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다른 동물들의 청탁을 받아 들어온 간첩 동물들로, 눈먼늑대를 대신 해 상행위를 하여 고깃덩이를 받고 자신을 이용, 몰락 시키려고 잠입한 것이라고 짖어 댔지요.


그리곤 이런 분탕 동물들은 권력늑대조직에 목을 물고 끌고가 넘겨 버리겠다고 공포분위기가 역력한 으르렁거림을 올렸습니다아무튼 눈먼늑대를 알게 돼 좋아하게 된 회원 동물들은 이런 일들이 발생하자 숨죽여 지켜보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내심 걱정하였지요. 하지만 회원 동물들은 너무나 거침없는 눈먼늑대의 주장이 워낙 강하여 그의 짖음을 믿을 수 밖에 없었고, 분위기상 눈치만 보며 조심조심 관전을 통해 각자의 자리만 지켰습니다. 그때 이런 분위기를 관찰하던 승합표범은 뼈다귀 집에서 만나 알게 된 또 다른 회원 동물 암컷인 '솔비여우'와 노란 편지지로 유명한 '각카와떡'을 통해 이러다가 나중에 우리도 저렇게 쫓겨나는 건 아닌지 걱정 된다고 서로 우려 섞인 농담을 주고받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