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취여행(食貪) ♥

'냉우동' 이란 게 있었던가?

스파이크(spike) 2026. 6. 2. 13:46

지방의 소규모 짱깨집엘 갔다.
메뉴판에 '냉우동'이 있어 뭔가 했다. ‘이게 냉면인가?’ 싶다가도 면발은 우동 같고, 또 자세히 보면 일본식 냉우동 같은데 고명은 묘하게 한국식이라 헷갈렸다. 지단과 오이채, 당근채가 수북하게 올라간 모습은 중국집에서 먹던 중화 냉면 같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오랫동안 “우동은 뜨거운 음식”이라고 치부해 왔다.

!!ᆢ비 오는 날 포장마차ᆢ!!

!!ᆢ휴게소 가락국수ᆢ!!

술 마신 다음날 김 올라오는 국물 한 모금.
우동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기억되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일본은 원래 달랐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여름이면 차가운 우동을 즐겨 먹었다. 얼음 띄운 육수에 탱탱하게 식힌 면을 담가 먹는 문화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냉면과 콩국수가 워낙 강했기에 “차가운 우동”은 오랫동안 애매한 위치에 머물렀다. 그래서 지금도 냉우동을 처음 보면 사람들은 잠깐 멈칫한다.

!!ᆢ익숙한데 낯설단 말이야ᆢ!!

분명 우동인데 냉면처럼 시원해 보이고, 또 냉면이라기엔 면발이 너무 부드럽다. 어쩌면 이 음식은 한국과 일본 사이 어딘가에서 태어난 혼혈 같은 음식인지도 모른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 정체가 더 선명해진다. 차갑게 식은 면발은 생각보다 훨씬 매끈하고 부드럽다. 냉면처럼 질기게 끊어지지도 않고, 뜨거운 우동처럼 퍼지지도 않는다. 그냥 조용히, 시원하게 목으로 넘어간다. 재미있는 건 이런 음식이 예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식 면 문화 자체가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았다. 일본 여행도 흔치 않았고, 동네에서 먹는 우동이라곤 대부분 분식집 우동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본식 사누키우동과 이자카야 문화가 들어오고, 여름철 냉우동이 하나둘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이제야 조금씩 “차가운 우동”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필자가 느낀 “이거 처음 보는데?”라는 감각은 이상한 게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우리에게 냉우동은 꽤 최근에야 눈에 익기 시작한 음식이니까.

!!ᆢ'하이볼'처럼 슬그머니 자릴 차지하는ᆢ!!

!!?ᆢ하이보르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