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간토(旅行) ◈

우에노 공원 및 주변풍경 - 일본 방문기 (3)

스파이크(spike) 2007. 10. 22. 18:35

가정집들이 있는 작은 골목길을 벗어나 차들이 다니는 길가쪽을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큰 길가로 나오니 사람들도 많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차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와집' 처럼 생긴 오래된 목조건물이 보이더군요. 가정집 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신사(神社)

나 사찰(寺刹) 처럼 보였습니다. 상당히 오래된듯 보였으며 한국 기와집과 비슷했지만, 지붕 끝의 처마가 한국에서 처럼 부드럽게 하늘을 향한듯 보이지 않고 직선으로 쭉쭉 뻗은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날카롭고 각(角)이 서 있는듯한 모양 이랄까요. 우리와 비슷한 '기와목조건축물' 이지만 나라마다 살짝살짝 다른 느낌이 이채로웠습니다. 

큰 길가로 나오니 차들도 많아지고 버스도 보였습니다. 한국의 도시풍경과 매우 흡사한 느낌을 받았는데 전봇대에 있는 전선들이 우리보다 정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이곳도 유난히 보행자 통행로가 좁아 보였음에도 걸어다니는데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길가에 사람들이 부딪치지 않토록 물건들을 세워두지 않았기 때문인듯 보입니다. 상당히 깨끗했어요.(^_^) 

우에노 공원 주택가에 있는 '우에노 소방서(上野消防署)' 입니다. 규모가 작은 소방서로써 소방차 두대가 보이고 소방대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준비하고 계신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방차 앞에 녹색 네트(net)를 쳐 놓은 모습은 색달라 보였습니다. 좌측 상단에 소방캐릭터는 소방서 입구에서 촬영한 것이며 가슴에 숫자를 보면 우리와 같은 '119'번을 쓰는것으로 여겨지네요.(^_^)       

아~!! 정말로 한국과 비슷한 골목길을 발견 하였습니다. 간판의 글자만 다를뿐 설치된 모양도 아주 비슷하고 전선의 복잡함도 흡사(恰似)하다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물론 골목에 자동차가 주차(駐車)되어 있지 않은 점을 제외한다면 말이지요.(^_^;) 하지만 바닥에 휴지 하나 없는점은 역시 칭찬할만 합니다.

완전히 골목길을 벗어나 도로쪽을 중심으로 걷다보니 차량도 많아지고 사람들도 눈에 띄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오로지 좌측상단에 있는 작은 '간판' 때문이였습니다. 큰 맥주통을 테이블 삼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이 간판은, 한국처럼 번쩍번쩍 빛나고 원색(原色)

의 큰 글씨로 간판을 설치 한다고 해서 광고효과가 극대화 될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證明)하는듯 보였습니다. 참으로 멋지고 재미난 간판 입니다.   

따뜻한 아침 햇살을 창가로 받으며 새의 지저귐으로 잠을 깨어 커튼을 양팔로 젖힌후 창문을 활짝열고 "아~잘잤다"를 외칠수 있을 법한 상상을, 잠깐동안 하게 해주었던 가정집의 모습입니다. 이곳에 어떤분이 살고 계실줄은 모르겠으나 단아(端雅)

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전형적인 일본 주택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일본 목조 주택의 특징이라면 창문앞에 화분을 놓는 작은 베란다라고 말 할수 있을 정도로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대부분 오래된 건축물들에 주로 만들어져 있는듯 보였으며 이런 특징들으로 인해 주거지의 모습이 확연히 구분되 보였습니다. 콘크리트 구조로 세로 신축된 건물 양옆에 반쯤 잘린듯한 이 건물은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상당히 낮고 작아 보였습니다.  

길가를 거닐다 '옥림사'라는 작은 절을 발견하여 내부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사람은 한명도 없고 너무나 조용해서 조심조심 둘러보았습니다. 한국의 사찰은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도 불상(佛相)

과 신자(信者)들이 보이지만 이곳 '옥림사'는 사찰이라기 보다 오래된 유적지 처럼 보였고 불상
이나 신자들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돌탑'역시 우리와는 쌓는 방법이나 모양이 많이 다른것 같아 보였습니다.  

'옥림사' 주변으론 일본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묘지(墓地)들이 보였습니다. 대부분 화장(火葬)을 한다는 일본의 장례문화는 한국의 장례문화에 등장하는 분위기나 묘지의  모습이 크게 차이난듯 보였으며, 비석뒤로 현판(懸板)

처럼 나무에 글을 써 놓은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비석 맨 앞쪽에 향(香)
을 피울수 있도록 덮게가 있는 작은 받침이 있고 바로 뒤에 꽃을 꽂을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듯 보입니다. 묘(墓)와묘(墓)의 사이가 매우 좁다는 것도 큰 특징이라 하겠군요.   

우편물을 받은 우편함에 여자 누드가 그려진 스티커를 붙여놓아 웃음을 짓게 했던 장소 입니다. 우편물을 받는분이 아마도 젊은 총각이 아닐런지 생각됩니다. 암튼 센쓰있으십니다. (^_^) 

골목길과 조금 큰 길가를 벗어나 우에노역 주변의 대로변으로 나왔습니다. 오랜시간을 걸었더니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여 음식점을 찾던중 '라면'을 팔고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간판이 일본어라 가게 이름은 알수 없었지만 한국내에서는 주방장이 직접 라면을 만드는 전문점이 드문 편이라 들어가 먹어보기로 마음먹고 가게 안으로 입장하였습니다.   

매장앞에 간판처럼 붙여둔 메뉴판과 가격표 입니다. 라면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살린 그림이며 매우 일본 스러운 작품이 아닐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음식사진이나 모형물을 전시하여 보여주는 반면 이렇게 그림으로만 설명하여도 충분히 의미 전달을 할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배낭 여행중이라 천엔짜리 라면은 먹을수 없고해서 470엔을 하는 라면을 시켰습니다. 일본어를 할줄몰라 메뉴판 상단에 크게 쓰여진 글과 사진을 보고 손으로 가리켜 주문한 라면입니다. 국물은 된장(미소)맛이 났으며 약간 껄쭉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라면이 나온후 느끼하거나 텁텁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하긴 했지만 의외로 맛은 깔끔 했습니다. 면발은 고들고들하고 탄력있으며 한국의 비닐포장 라면보다 더 많이 꼬여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씹는 맛은 국산라면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특히 라면이 담겨 나온 그릇이 매우 이뻣으며 국물과 라면을 같이 올려 먹으라는듯, 나무로 만든 큰 수저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끝까지 맛있게 먹고 나온 기억이 나네요.(^_^)   

라면을 먹고 길가로 나와 큰 대로변에서 주변 건물들의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간판의 색깔이 무척 화려하게 장식되 있었지만 건물에서 튀어나온 돌출형 간판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벽면에 접착 되있는것 처럼 붙어있어 깔끔하게 정리된듯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길가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하거나 마이크를 잡고 떠드는 모습은 볼수 없었고 대체로 시끄럽지 않고 차분한 모습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거리가 이렇게 차분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로써 우에노 공원 주변은 둘러보았고 지하철역 근처로 이동하여 '우에노공원'을 둘러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