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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 마트에서 판매되는 모든 캔 깡통 음료와 맥주를 하나씩 마셔 보고, 사진을 찍은 뒤 그 맛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그 생각이 얼마나 무모했는지를 처절하게 깨닫게 됐다. 음료든 맥주든 결국은 자기 입맛에 맞는 것을 마셔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 때문이었다. 캔의 용량은 정해져 있고, 입에 맞지 않는 맛을 골랐을 경우 끝까지 마시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럴 때마다 남는 건 마시다 만 캔과 쌓여가는 돈 낭비에 대한 아쉬움뿐이었다. 그렇게 이 행위 자체가 점점 무의미해진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걸린 건 캔 깡통 자체의 아름다움이었다. 한 번 눈길을 끌고는 그대로 버려져야 하는 디자인들이 어쩐지 아깝게 느껴졌다. 다양한 맛과 개성을 담아낸 디자인들이 작은 알루미늄 캔 안에서 얼마나 조화롭게 표현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분명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캔을 실제로 모두 마셔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이제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은 채 깡통 사진만 차곡차곡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변하면서 같은 회사, 같은 이름의 제품들도 디자인을 달리해 계속해서 새롭게 등장한다. 이 기록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뒤돌아 스크롤을 내려보며 “와, 이땐 디자인이 이랬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감탄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그 감탄이 한 세대를 넘어 여러 세대에게 공감으로 남는다면, 그걸로 이 기록은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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