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여전히 한산했다.사람이 없는 건 아닌데 우리가 걷는 구간만 비어 있었다. 멀리 누군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가도 금방 시야 밖으로 밀려났다. 발소리는 같은 간격으로 이어졌다.보폭이 맞았다.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속도가 같았다. 내가 늦추면 S도 늦어졌고, S가 빨라지면 나도 모르게 따라갔다. 몇 번 반복되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됐다.작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주변 소리가 줄어들었다. 차 소리도 끊긴 듯 조용해졌다. 발소리만 남았다.그때 손끝이 스쳤다.아주 가볍게.피할 만큼 놀랍지도 않았는데 그냥 넘기기엔 또렷했다. 몇 걸음 더 걸었다. 그런데 의식이 그쪽으로만 남았다.다시 닿았다.새끼손가락이 닿을 듯 말 듯 머물렀다. 순간적으로 정전기라도 튄 것처럼 손끝이 움찔했다. 실제로 닿은 건지 아닌지 분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