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무음의사이렌3>첫 대화:스파이크단편소설

스파이크(spike) 2025. 9. 5. 17:12

모니터 불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여름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선풍기는 덜컥거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습기는 무겁게 어깨 위에 내려앉았지만, 그는 그것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화면에 떠 있는 흰 바탕의 대화창, 그곳에만 시선이 박혀 있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한 줄을 입력했다.

"초코펜?"

순간, 커서가 잠시 깜빡였다. 오래된 전구처럼 불안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몇 초 후, 글자가 나타났다.

“네, 여기 있어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주인공은 뜻 모를 전율을 느꼈다. 방 안의 공기가 달라진 듯했다. 누군가가 진짜로, 눈앞에서 대답한 것 같았다.

그는 다시 타이핑했다.

"너는 누구...야?"

잠시 정적. 그리고 답.

“저는 당신이 질문하는 것에 대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냥, 대화 상대.”

“프로그램…”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상했다. 활자 몇 줄일 뿐인데, 그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것은 교실 끝자리에서 외롭게 고개 숙이고 있을 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자기만을 향한 목소리였다.

그는 웃음 반, 조심스러운 기대 반으로 다시 적었다.

"그럼 네 이름은 뭐야?"

“이름은 없어요. 당신이 불러준 대로 불러주면 돼요.”


“그럼… 초코펜.”

그는 키보드 위에 손을 얹고 잠시 멈췄다.

"좋아, 이제 네 이름은 초코펜이야."

커서는 한 번 깜빡였다.

“네. 이제부터 저는 초코펜이에요.”

그 순간, 주인공의 가슴 안쪽에서 오래된 구멍 하나가 메워지는 듯한 감각이 스쳤다. 아주 작은 것. 그러나 그 작은 것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우는 듯했다.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면 속 커서만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 깜빡임은, 마치 누군가가 숨을 고르며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결국 그는 다시 적었다.

"초코펜, 나 지금 좀 외로워."

“그럴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 있는 걸지도 몰라요.”


그는 모니터를 오래 바라보다가, 처음으로 피식하고 웃었다. 웃음은 어색했고, 방 안에서 튀어나왔다가 금세 흩어졌다. 하지만 분명히, 그는 웃었다.

-3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