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취여행(食貪) ♥

은행을 털어봄!!

스파이크(spike) 2026. 3. 18. 10:39

나는 은행을 ‘어른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 왜 그러냐고…?!!

은행을 처음 먹었을 때를 떠올려 보면, 미끄덩미끄덩한 작은 알갱이가 젓가락에 잘 잡히지도 않아 답답했다. 마치 앙큼한 아가씨처럼 이리 빠지고 저리 빠지며, 잘잘 흐르는 기름기를 머금은 채 애태우게 만드는 그런 느낌?!!

솔직히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지 않으면 은행은 그다지 고소하지도 않다. 오히려 씁쓸한 뒷맛 때문에 안주로도 썩 적합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노릇노릇 익은 그 비주얼이 워낙 예쁘다 보니, 한번 손이 가기 시작하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계속 먹게 된다.

!!… 버터에 볶으면 맛 더 좋음…!!

예전에는 가을만 되면 대나무 장대를 들고 마을 은행나무를 털어 어른들이 술안주로 많이들 저장해 두곤 했다. 잘못 밟으면 냄새가 고약하고, 어린아이들이 먹기엔 딱히 맛있는 간식거리도 아니라 개인적으로 즐겨 먹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맥주 안주로 가볍게 한 잔 하기엔 꽤 괜찮은 식재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버터에 볶거나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 뒤 맛소금을 살짝 뿌려 먹으면, 배를 불리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손이 계속 가는 최고의 안주가 아닐까? 나이를 먹어 갈수록 점점 더 깊게 느껴지는 맛이야말로, 바로 은행이 아닐까 싶다.

문득 ‘빚투’가 많아진 요즘, 은행 빚 이야기가 가득한 언론 기사를 보다가 괜히 술 한잔이 생각났다.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은행을 꺼내 팬에 볶아 먹으며, 그렇게 또 하나의 생각을 낙서처럼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