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당에 앉아 밥을 먹는데 앞 테이블에 4~5학년으로 보이는 꼬마 녀석과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웃고 있었다.
이유는 꼬마 녀석이 화장실에 손을 씻고 왔는지 엄마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어흥!!" 하며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고, 순간 깜짝 놀란 엄마와 아들은 서로 꺄르르 웃었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우연히 보곤 잠시동안 깊이 생각에 잠겼다.
!!?ᆢ어린 시절 나는 저렇게 어머니와 장난을 치며 웃어본 적이 있던가ᆢ?!!
식당에서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식사를 하는 내내 나의 어머니와 저런 유대관계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기억나는 게 없었다. 어머니는 활기차고 기운 있는 모습보단 늘 어둡고 재미없는 표정으로 삶을 꾸역꾸역 살고 계셨다. 그런데다 몸까지 약해 하교를 하고 집에 오면 누워계신적이 꽤 많았다. 나는 그런 어머니에게 학교에서 들은 재미난 이야기나 있었던 일을 신나서 떠들곤 했는데 어머닌 짜증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ᆢ쓸 때 없는 소리 말고 저리 가, 시끄러ᆢ!!
그런 말을 몇 번들은 나는 무척이나 실망했고 더 이상 어머니와 이렇다 할 이야길 나눠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생각해 보니 어머닌 당시 심한 우울증을 앓고 계셨던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만 해도 우울증이란 단어는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 병명이었다.
!!?ᆢ이런 문제로 정신과를 간다ᆢ?!!
1980년대 시대적 상황을 돌이켜보면 정신과에 간다는 건 미친 사람 취급받던 시절이었고, 어머닌 늘 시댁과 답답하고 우유부단한 아버지의 성격 탓에 마찰이 일어 홧병까지 얻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어머니를 탓하고 싶진 않으나 그런 환경과 분위기로 인해 화기애애하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분위기조차 없었던 숨 막히던 분위기를 겪은 나로선 식당에서 보였던 모자간의 활기찬 모습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지금 어머닌 세상의 한 줌의 먼지로 사라지신 지 3년이 돼 가고 있다. 현제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말한다면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대화를 안 하고 서로 신경질 낸 점에 대해 죄송하고 아쉽다는 점이 아니라, 그런 서먹한 관계를 헤어질 때까지 유지하며 살아간 것에 대해서 말이다. 가족임에도 서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던 당시의 행동에 대해 "왜 그랬을까?" 하는 아쉬움이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짜장면 한 그릇을 다 먹어가는 그때 갑자기 울컥해 눈시울이 뜨거워진 점에 대해선 서로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 나의 이기심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을까 하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밀려와 그랬던 것 같다.
ᆢ제기랄ᆢ

☆
'◈ 가십기사(記事)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새벽 3시 시끄러운 소리에... (2) | 2025.12.15 |
|---|---|
| '환단고기'가 대통령이 할 말이냐?!! (2) | 2025.12.15 |
| 넷플릭스 시리즈 불량연애!! (0) | 2025.12.13 |
| 12월도 이제 얼마 안남았네. (0) | 2025.12.12 |
| 월급 루팡 새끼가 경우도 없이!! (0) | 2025.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