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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시절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뉴스도 대충 흘려듣던 시절이다. 그런데 그 무관심을 단번에 깨버린 사건이 있었다. 바로 효선·미순 미군 장갑차 사건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월드컵 열기로 미쳐 있었다. 거리마다 붉은 악마가 넘쳐났고,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였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가 끝난 이후 좌경화된 언론의 선동이 불을 붙이면서 다시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손에는 촛불이 들려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촛불집회의 시작이었고 원조였으며 이후 정치적 촛불 난동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그 사건을 통해 좌파 진영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광장을 장악하면 정권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군중을 움직일 수 있다면 정치판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것이 이명박 정부 시절의 광우병 난동 사태였다. 그때도 선동의 중심에는 MBC가 있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촛불은 다시 등장했고, 결국 정권을 뒤흔드는 거대한 정치 무기로까지 성장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군중의 감정을 이용한 정치 선동이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군중심리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한 방향으로 쏠린다.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따지기보다 분위기와 감정에 휩쓸려 움직인다. 군중 속에 들어가면 개인의 판단은 사라지고 집단적 광기만 남는다. 이런 현상은 정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한때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허니버터칩’ 열풍을 떠올려 보자. 언론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쏟아지자 사람들은 실제로 마트를 돌아다니며 과자를 찾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때 호기심에 마트에 가서 “허니버터칩 있어요?”라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양꼬치와 마라탕 열풍이 불었고, 탕후루와 두쫀쿠가 뒤를 이었다. 대전 성심당에서는 케이크 하나 먹겠다고 몇 시간을 줄 서는 풍경이 만들어졌고, 백종원 방송이 나간 연돈 돈까스 하나로 인해 제주도까지 가서 노숙까지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먹는 것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지 않으면 왕따를 당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영화 한 편이 흥행하니 평소 관심도 없던 조선의 왕 단종을 기리겠다며 촬영지에 사람들이 몰려 몇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 언론에 등장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대한민국 사회는 레밍들처럼 이렇게까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까. 권위주의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에도 말이다. 지금은 개인 미디어와 커뮤니티를 통해 누구나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행동은 여전히 군중심리에 쉽게 휘둘린다. 이런 사회적 토양이 깔려 있으니 정치권력이 군중을 선동해 이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자.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기름값은 치솟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은 빚투에 몰린 개인 투자자들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중심리까지 더해지면 경제는 언제든 한순간에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모습의 밑바닥에는 대한민국 특유의 냄비 같은 국민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닐까.
역사를 돌아보면 늘 같은 결론으로 귀결된다.
국민은 결국 그 수준에 걸맞은 정부와 지도자를 갖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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