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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신림역엘 갔습니다. 예전 청년시절 이곳엔 유흥업소들과 식당, 옷가게 등이 엄청나게 많아 젊은이들로 인해 무척이나 시끌벅적 활발한 도시였지요. 뭐, 지금도 여전히 복잡하고 시끄럽지만 예전엔 그런 걸 잘 못 느끼고 살았습니다.

특히 피씨방이나 술집, 옷가게 등에서 그래피티 요청이 꽤 있었던 편이라 신림ㆍ서울대입구ㆍ봉천역 방문이 잣았지요. 그리고 술집도 많고 물가도 저렴해서 주머니가 가볍던 시절엔 1인당 만원 한 장이면 배부르게 술에 취할 수 있던 장소였습니다. 그리곤 기분 좋게 전철 타고 집에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선호하던 동네였지요.

아무튼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니 복잡한 골목에 수많은 간판들이,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를 못 느낄 정도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울긋불긋 꽃대궐 같은 신림 밤거리를 거니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신바람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때는 이런 어지러운 간판들도 전혀 복잡하거나 요란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거리에 울리는 음악소리도 시끄럽지 않았지요. 역시나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그런 감정들도 사그라들고 조금 더 한적하고 안정적인 장소를 선호하게 되는 듯하네요.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륜 있는 주인공들이 조용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지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밤에 이 골목을 지나면 사이버펑크 적인 감성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20년 전 동대문 두타, 밀리오레 빌딩이 보이던 그 골목의 분위기와도 무척이나 흡사하지요. 당시만 해도 이런 극과 극의 이질적 장면이 연출되는 도심의 거리가 무척이나 인상 깊어 머릿속에 아직도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뒤죽박죽 얽혀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모두 주인이 있고 관리가 되며 쓰이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오랜만에 신림의 골목길을 누비다 보니 길은 변하지 않았지만 가게나 상점이 몽땅 바뀌어, 낯설진 않지만 완전히 새로운 땅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인형 뽑기 매장인데 굉장히 싸이버적인 전경이 눈을 혹하게 만들었지요. 예전엔 앉아서 브라운관 화면을 바라보며 동전을 넣고 게임을 즐기는 오락실도 유흥가엔 꽤 많이 박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개인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대부분 사라졌지요.

그 자리엔 이런 인형 뽑기 기계들이 들어서거나 무인아이스크림 점포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무인매장의 급속한 발달은 일본여행을 저가로 다니기 시작한 이후 시작되지 않았나 여겨지네요. 그런데 일본과 한국 인형의 퀄리티 차이는 아직까지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엔화의 가치가 다르다 보니 그럴 순 있다 여겨지는데, 가격을 조금 높이더라도 제대로 된 캐릭터 인형들을 가져다 놨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중국산스러운 건 뽑고 싶은 마음조차 앗아가기 때문에...

!!?ᆢ이거 무슨 캐릭터지ᆢ?!!


그렇게 인형 뽑기 매장을 나와 앞을 보니 '순대타운' 건물이 보였습니다. 예전엔 빌딩 자체가 꽤 크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 그다지 큰 공간은 아니네요. 싼 맛에 소주 먹고 배부르고 취하는 맛에 갔던 곳이었으며, 건물 안으로 다닥다닥 여러 업자들이 붙어있던 게 무척이나 생소하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ᆢ2000년 초ㆍ중반에도 이랬는데ᆢ!!
!!ᆢ간판만 바뀐 느낌ᆢ!!
!!~내 청춘 돌리도~!!


예전 '아키라'라는 애니에서 이런 장면들이 등장했는데 여기 신림동 한쪽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은근 이런 모습이 굉장히 예술적으로 보이는 게 신기하네요.

다시 도로가로 나와 도림천을 바라보니 예전보다 폭도 많이 넓어진 듯하고 정비가 깔끔하게 바뀐 듯해 보기 좋았습니다. 여기 어딘가 농구장에서 극장용 카쓰 광고를 찍은 기억도 있는데 영상을 아직도 못 봤네요.

그 젊었던 시절의 추억도 에어컨 실외기처럼 차곡차곡 쌓여 뒤편 안 보이는 장소에 방치된듯한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아무튼 나중에 돌아보지 못한 주변 동네까지 둘러볼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신림역 유흥가 방향에서만 놀았을 뿐 반대쪽으론 다녀본 적이 없는 듯하네요. 물론 빌라촌과 다세대 건물들이 대부분 이겠지만 서울에서 아직 안 가본 동네도 많다는 걸 절감합니다.

!!ᆢ이제 다시 내 위치로 돌아가 볼까ᆢ!!
!!ᆢ추억을 배경 삼아 구경 잘했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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