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서비평(政治) ◐

로봇보다 사람이 더 뻔하다!!

스파이크(spike) 2026. 5. 4. 14:01


트랜스포머 ONE’을 보면서 묘하게 걸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단순히 캐릭터 취향 문제라기보다는,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듯한 불편한 감각이다. 왜인지 모르게 악당은 이집트 파라오를 닮은 느낌이고, 주인공 쪽은 어딘가 이스라엘 민족 같은 이미지로 읽힌다.

이게 단순한 착각일까 싶다가도, 메가트론 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표정이 없고 감정이 없으며 오직 권위만 있기 때문이다. 즉, 설명도 설득도 없이 그냥 힘으로 눌러버린다. 딱 고대 권력의 방식이다. 존재 자체로 복종을 요구하는 구조.

반대로 옵티머스 쪽은 완전히 다르다. 감정이 있고, 공감하고, 희생한다. 단순히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싸운다”는 서사가 깔려 있다. 여기서 익숙한 구조 하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그것은 바로 '성경'이다.

!!ᆢ억압하는 자 VS 해방하는 자ᆢ!!
!!ᆢ파라오 VS 모세ᆢ!!

이쯤 되면 이게 단순한 애니 설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구조는 영화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매일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판을 보면 더욱 그렇다. 정치에서 가장 자주 쓰는 프레임이 바로 이거다. 누군가는 절대악으로 만들고, 누군가는 구원자로 띄운다.

설명은 필요 없고, 증거가 없어도 된다. 이미지만으로 끝낸다. 그렇지만사람들이 쉽게 동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척 단순하다. 인간이 원래 이런 서사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억압과 해방, 악과 선, 폭군과 영웅 같은 구도를 반복해서 보고 자라왔다. 그러니 복잡한 현실을 마주할수록 오히려 더 단순한 이야기를 찾게 된다. 결국 “누가 나쁜 놈이냐”, “누가 우리 편이냐” 이 두 가지로 축소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 정치는 옵티머스 한 명이 세상을 구하는 구조도 아니고, 메가트론 하나 쓰러뜨린다고 끝나는 판도 아니다. 그런데도 계속 그 프레임으로 끌고 간다.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누군가는 악당이 된다. 그 사이에서 정작 중요한 것들은 하나씩 빠져나간다. 정책, 구조, 책임 같은 것들이다.

결국 남는 건 사람이다.
정책도 구조도 아니다. 누가 악당이고 누가 영웅인지, 그 이미지로 판이 돌아간다. 말 그대로 사람 장사다. 그래서 트랜스포머를 보며 느낀 이 이질감이 영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도 똑같은 구도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이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런데도 계속 그렇게 몰고 간다.
그래서 더 웃긴다. 영화는 허구인데, 정치는 3류 영화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