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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전라도란 지역을 그닥 많이 다니진 못했다. 전주 몇 번, 강경, 김제, 무주, 순천, 벌교, 군산, 익산 등등 전라도 주변을 출장을 통해 다니면서 일이 마무리 됐을 때 동네의 유명지를 함께 찾아간 것이 전부다. 아예 여행을 목적으로만 방문한 곳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타 지역 보단 훨씬 적게 다닌 것만은 확실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여행지로써 매리트가 있는 곳인가에 대한 의심과 불편한 교통편 및 만만치 않은 이동거리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에 찾은 광주나 전남 지방은 정치적으로도 무척이나 반대되는 지역이라 애초에 다른 나라라 생각하고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시간을 달려 광주 시내에 진입했고, 여권과 슨상님 자서전을 챙기라는 조언을 떠올리며 무슨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꿈떡마소!!"를 외치곤 김대중 자서전을 높게 치켜올리라는 사람들의 농담을 돼 내었다.

아무튼 숙소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두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고, 배고픔에 주변 맛집을 찾아 방문해 보았으나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카운터 호텔리어께서 정말 맛있는 곳이라 적극 추천하는 곳이어서 꼭 먹고 싶었지만 일요일은 쉰다니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렇게 시내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금남로 쪽으로 걸어가자 CGV가 보였고, 그 규모에 꽤 놀랐다. 서울만큼이나 크고 멋진 건물이라 "광주에 이런 곳도 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나 할까.

심지어 지역 경제는 몰락의 길을 걷는 중이며, 인구수는 급격히 줄어 젊은이들이 사라진 지방의 현실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시기에 꽤 많은 사람과 젊은이들이 활보하는 활기찬 광주 중앙로의 모습은 꽤 충격적이었다.

아마도 광주 최대의 명절인 5.18 전야제가 열리는 일요일 오후 시간이라, 그런 행사를 보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아 북적이는 모습을 보니 웬만한 지방도시보다는 광역시에 걸맞게 인구가 받쳐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혹시나 대한민국의 세금이 이 짝 지역으로 솔찬히 들어가 인구수도 늘고 더 많은 복지 혜택도 받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전라도 지역 카르텔이 워낙 공고해 정권이 바뀌고 비리를 제대로 털지 않는 이상 명확한 이유를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앙로를 걷다 보니 메인 도로를 중심 옆으로 나머지 곁가지 길들엔 다 무너질 듯 낡아빠진 건물들이 존재한다. 골목 안쪽으로 선뜻 들어서기가 곤란하단 생각이 들 정도니 꽤 으쓱한 거다.

다시 중앙로 메인 스트릿으로 나와 5ㆍ18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이 지역 골목의 특징은 서울 명동과 매우 흡사한 느낌이 들정도로 비슷하지만, 신흥건물과 오래된 구축 빌딩들이 함께 존재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꽤 오래전 마카오를 갔을 때 느꼈던 그런 분위기랄까?

큰 도로 옆으로 이런 작은 골목들은 솔직히 선뜻 들어가기 어려울 만큼 분위기가 굉장히 올드하다. 그만큼 출생 인구도 줄고 유동인구도 급감하다 보니 구서구석 골목들은 손님이 줄어 쇠퇴하는 모습이다.

어쨌거나 식사는 해야겠는데 꼽아놓은 음식점들이 브레이크 타임이나 정기 휴일이라 맘에 드는 곳을 찾기가 나로선 상당히 난위도가 높은 지역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스마트폰으로 근처 분식집을 찾았고, 꽤 방송에도 소개가 많이 된 곳이 근처에 있다기에 일단 서둘러 찾아갔다.

!!ᆢ와우ᆢ!!
이 동네 분위기는 거의 강남ㆍ성수 못지않은 듯 보인다. 이렇게 보면 서울과 진배없고, 저렇게 보면 수원이나 분당 같은 느낌도 난다.

그렇게 걸어 걸어서 방문한 곳이 '은성김밥'이란 분식집이다. 여기는 '상추튀김'이 유명하다고 해서 연예인들이나 방송국에서 꽤 많이 찾아온 곳이라 한다. 그래서 시간을 못 맞추면 웨이팅도 있다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ᆢ일반 분식집이랑 큰 차이 없어 뵈는데. 혹시 폭동의 맛ᆢ?!!


메뉴지를 보니 꽤 많은 분식들을 판매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추천하고 주로 먹는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5.18 전야제 날이라 분식집 안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그렇게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고 음식들을 관찰하니, 옛날 짜장ㆍ옛날 우동 같은 단어가 연상될 만큼 8~90년대 비주얼의 김밥과 떡볶이, 상추튀김이 등장했다.

솔직히 떡볶이는 떡이 엄청 퍼져있어 질척거렸고 맛도 일반 동네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것보단 맛있다고 할 수 없었다. 떡볶이 국물은 평타 수준은 됐지만 그렇다고 맛집 수준은 아니었다.

김밥도 요즘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것들에 비하면 크기도 작고 맛도 떨어진다. 소시지도 80년대 소풍 갈 때 사용됐던 그 재료가 쓰인 듯 느껴질 정도로 전통을 중시해 계속 사용하는 건지, 아니면 저렴성을 위한 판매 목적에서 만들어진 건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맛은 별로 없으니 기대는 말자.

그리고 문제의 상추튀김이 나왔는데, 필자는 상추를 튀겨서 뭔가 새로운 요리가 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징어 튀김을 동그랗게 만들어 상추에 싸 먹는 것이란 걸 확인하곤 1차 뒤통수를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상추에 오징어 튀김, 양파, 고추 절임을 같이 넣고 먹는 상추 튀김이 왜 유명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맛도 별로라 여기서 또, 언론과 연예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에 두 번째 뒤통수의 얼얼함을 느꼈다.

또한 벽에 걸려있는 상추튀김의 모양과 크기는 꽤 굵고 사이즈도 커 보였지만, 실제로 등장한 오징어 튀김은 메추리알 정도라 뭔가 기망당한 느낌이 들어 세 번째 뒤통수의 얼얼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렇게 서둘러 음식을 다 먹고 밖으로 나오면서 조리공간을 슬쩍 바라보니 정리는 잘 돼 있었지만 위생상으론 깨끗해 보이질 않는 듯 느껴졌다. 그렇게 떡볶이의 매운 맛으로 인한 입안의 얼얼함은 못 느끼고 뒤통수의 얼얼함만 확인하고 나온 광주광역시의 첫 번째 식사였다.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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