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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저녁이 되서야 집에 들어오셨다. 그리곤 그의 방으로 들어와 이 집을 팔고 좀 더 작은 평수가 있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계약 했다고 했다. 그리고 3백미터 떨어진 곳 다세대 밀집 지역에 네가 기거할 방도 알아보셨다고 했다. 원룸이고 옆에 옥상이랑 복도를 끼고 있는 곳이라 혼자 생활 하기엔 불편함을 없을 꺼라고.
일단 네가 살 방은 계약을 하기전에 보러가자 하셨으며 지금은 빈방으로 있으니 언제든 원하면 살피러 갈 수 있다고도 했다. 어쨌거나 그에게 독립은 이제 기정 사실이 됐다. 부모님이 이 집에 계속 기거를 하신다면야 어떻하든 비벼보겠지만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라 꼼짝없이 독립을 해야하는 입장으로 내몰린 것이다.

그가 걱정하는 건 단 하나였다. 분가를 했을시 집이야 아빠가 해주는거니 달게 받겠지만 식사랄지 공과금이랄지 잡다하게 들어가는 '돈'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당장 모아논 돈이 있는것도 아니요 라면 한봉지 살 돈도 없었다. 한마디로 최소한 뭔가를 먹으려면 돈이 필요했고 돈을 당장 벌어야만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먹먹해졌다.
마음이 급해진 그는 일단 투시력을 이용,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스마트폰을 잡고 쳇Gpt에게 또 질문을 했다. 아니 솔직히 물어볼 곳은 이뿐이었다.
"Ai야. 내가 투시능력이 있어. 근데 히키코모리에 사회생활 경험이 없고 성격 자체도 폐쇄적인데 어떻게 이것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Ai가 이렇게 답했다.
"좋은 질문이야. 투시능력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사회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고 바깥활동도 어려운 상황이지. 그렇다면 이 능력을 ‘직접 활용’하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해. 아래는 몇 가지 현실적이면서도 극적으로 설정 가능한 시나리오야."
그는 Ai의 답장의 첫문장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살면서 칭찬이란 걸 들어본적이 없는 내게 "좋은 질문이야" 라며 대답을 해주니 무척이나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완 달리 Ai가 제시하는 '돈을 벌 수 있는 일들'은 본인과는 현실적 괴리감이 들어 다시금 실망감이 엄습해 왔다.
"도박장에서 투시로 남의 패를 보라고? 그래서 만약 '악귀'한테라도 걸리면 내 손목아지가 날아갈텐데? 그리고 흥신소에 취업해 불륜 커플 따라가 확인 하라고? 흥신소 자체가 불법아냐? 그리고 모텔 들어가면 난 옆방에서 구경할 것..."

그는 생각을 털어내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투시력이 있으면 의외로 활용 가능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모태 찐따인 그로썬 도무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히키로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내다보니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 자체만 생각해도 속이 울렁 거렸다. 그렇게 이사갈 날은 점점 다가오고 그런면에서 무척이나 단호해진 아빠한텐 섭섭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짜피 부모가 강제로 분가를 시키는 것이니만큼 일단 한동안 생활할 수 있는 '독립자금'을 달라고 요구를 해야겠단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맞잖아. 내가 언제 나간다 했어? 본인들이 이사가고 집을 줄여서 나가라잖아. 이건 임대차보호법에 있어도 분명 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야. 그래 독립자금. 독립자금을 달라하자."

그는 단숨에 벌떡 일어나 아빠한테 가려 했으나 평소 운동을 안한탓에 기립성 저혈압이 일어나 세상이 뱅글뱅글 돌았다. 왼손으로 벽에 기대 오른손으로 얼굴 한쪽을 감싸 허리를 굽히고 있는데 '똑똑' 소리가 나더니 벌컥 문을 열며 아빠가 들어왔다.
"아빠, 노크를 하고 그 소릴 들은 사람이 '들어오셔요'라고 해야 들어가는거지 문만 두드리고 바로 열고 들어오면 무슨 소용이예요."
허리를 숙이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아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에게 통보하듯 이사 날짜가 잡혔다고 말했다.
"야. 시월 십일날 이사하기로 했고 너는 시월 1일 이후 아무때나 거기 옥탑에 들어가면 돼. 알았지?"
"그럼 나한테 일단 독립자금 줘요."
"뭐? 뭘 달라고?"
"독립자금이요."
"지금이 일제강점기냐? 광복군 입대했어? 무슨 독립자금?"
"알다시피 저 집에만 있어서 돈이 없잖아요. 최소 몇 달 정도는 뭐라도 할 수 있게 돈을 줘야지 나가서 당장 어떻게 살아요."
그는 살짝 짜증섞인 말투로 아빠에게 투정부리듯 말했고, 그의 말에 수궁이 된듯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알았다. 월 50씩 3개월치 주마."
그는 맞받았다.
"100씩 3개월."
"미쳤냐...? 네가 돈을 얼마나 쓴다고.
알았어. 60에 3."
"아냐 아냐. 90에 3".
"그럼 70에 3까지 준다. 그 이상은 안돼."
결국 둘은 관세에 합의를 봤고 얼마 후 그는 옥탑으로 이사를, 부모님도 근처 같은 아파트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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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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