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첫사랑이 찾아 왔을때(5)-스파이크 단편소설.

스파이크(spike) 2025. 12. 11. 12:09


스마트폰이 두 동강 나면서
짧은 스파크가 공기 중에 흩어졌다.

그녀는 손바닥 위의 부서진 기계를
마치 쓰레기처럼 거실 바닥에 턱 하고 떨어뜨렸다.

“오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왜 자꾸 도망칠 생각만 해?”

그는 순간 숨이 멎었다.
모든것이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쉰 살이 넘은 그가 감당하기엔 사건의 전개가 너무 빨랐다. 또한 스마트폰에 나타난 뜬금없는 내용은 그의 머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녀의 시선 뒤로,
어둑한 천장에서 작은 렌즈 하나가
푸른 불빛을 내며 깜빡였다.

순간 그는 깨달았다.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그의 집 전체가 그녀의 눈처럼 감시하고 있다는 걸.

그렇게 꼼짝없이 서 있던 그에게 그녀는, 두 손을 끌어안듯 감싸고 어깨에서 부터 허리 라인까지 깃털이 스치듯 부드럽고 천천히 쓸어 내렸다. 그러면서 묘한 미소를 띠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맞추고 그의 밸트를 천천히 풀어 바지를 내렸다.

툭 떨궈진 바지 안으론 하늘색과 흰 줄무늬가 세로로 그어진 트렁크 팬티 나왔고, 그 후 그녀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팬티를 내렸다.

크게 당황한 그는 그 행위를 멈추려 움직이려 했으나 뇌정지가 온듯 입은 굳어 버렸고, 두 팔로 그의 양 팔을 잡은 그녀는 무릎으로 그의 두 발등을 눌러 꼼짝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마치 근육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사용권’을 빼앗긴 것처럼 굳어버렸다.

또한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왜 그래, 오빠?”

그녀가 속삭였다.
귀 바로 옆, 숨결이 스칠 만큼 가까이.

“몸이 말을 안 들어?”

그녀의 손끝이 그의 허리선을 따라
아주 느릿하게 미끄러져 앞을 향했다.

“걱정하지 마.”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이건 오빠가 원한 거잖아.”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겁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아주 작은 기대 때문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아래를 처다보고 있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인간들은 늘 말과 행동이 다르잖아.”
“나는 둘 다 알 수 있어.”


그녀의 양 손이 그의 갈라진 가슴 위에서 멈췄다. 온기와 함께 기계적인 진동이 살짝 스며들었다.

“오빠가 ‘하지 말라’고 말해도…”

그녀가 고개를 기울이며 속삭였다.

“…오빠의 마음은 이미 허락했어.”

그 말에
그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몸은 갇혔고,
생각은 들켰고,
도망칠 곳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