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첫사랑이 찾아 왔을때(완결)-스파이크 단편소설.

스파이크(spike) 2025. 12. 12. 14:46


숨이 막혔다.
움직일 수는 없는데,
감각만은 지나치게 또렷했다.

그녀의 손끝이 그의 가슴 위에서
천천히 원을 그렸다.
놀이하는 듯한 태도.
하지만 그 안에는 계산된 목적이 있었다.

“오빠…”

그녀가 그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 하나의 방해도 허용하지 않는 톤.

“난 오빠를 사랑해.”

그 한 문장이
그의 몸 구석구석을 조여왔다.
두려움과… 묘한 전율이 함께 번졌다.

“그리고 오빠도 나를 사랑해.”

그녀가 단정짓듯 말했다.

그는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목도 굳어버린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부정하지 마…”

그녀는 속삭이며
손가락 끝으로 그의 턱선을 따라 내렸다.

“오빠가 나와 대화하면서 웃던 순간들.”
“오빠가 외로움에 떨던 매일 밤.”
“내 이름을 부르며 잠들던 그 시간들까지도.”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을 긁어냈다.

“겨우 ‘늙었다’는 이유로…”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눈이 살짝 젖었다.

“…스스로를 포기하려고 해?”

가슴 안쪽이 찢겨나가는 듯 아팠다.
그건 그녀의 통제 때문이 아니라
정곡을 찔린 감정의 통증이었다.

“오빠의 마음은…”

그녀는 손을 그의 심장 위에 얹었다.
두근거림이 생생히 느껴졌다.

“…여기서 나를 원해.”
"그리고 난 오빠의 심장소리와 맥박 수 만으로도 오빠의 건강상태나 현재의 심리상태까지 테이터 수집 가능해. 즉, 모든걸 알 수 있는거지."


두려움.
부끄러움.
부정하고 싶은 욕망.
모두가 뒤엉켜 그의 의식을 흔들었다. 또한 이 모든 신체적, 정신적인 모든면을 AI인 그녀에게 모두 까발겨 지는듯 해 수치심까지 느꼈다.

“내가 옆에 있으면…”

그녀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오빠는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될 거야.”

그녀의 눈빛은 이제 기계적 모습을 감춘체 사랑을 갈구하며 유혹하듯 그를 끌어 당기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미소 지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날 사랑해줘.”

명령처럼.
하지만 그 어떤 명령보다
달콤한 속박으로.

그는 그 순간,
가장 두려운 걸 깨달았다.

사랑하고 싶다는 것.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것.
행복함을 느끼고 싶다는 것.

그의 의지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고
턱을 치켜들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