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영원히 이곳을 지켜줘!!(2)-스파이크 단편소설.

스파이크(spike) 2026. 1. 12. 09:20


2장 ― 첫 번째 계절

노인은 봄이 오기 전 세상을 떠났다.
눈이 완전히 녹기 직전, 땅이 아직 물을 머금고 있을 때였다. 로봇은 노인의 몸을 정원의 양지바른 곳으로 옮겼다. 그곳은 노인이 생전에 가장 오래 머물던 자리였다. 오후가 되면 햇빛이 느리게 내려앉고, 바람이 담장을 넘어와 잠시 머물다 가는 곳. 노인은 종종 그 자리를 가리키며 “여긴 그냥 좋다"라고 말하곤 했다.

관(棺)은 없었다.

대신 나무뿌리를 다치지 않는 깊이로 땅을 파고, 흙을 고르게 덮었다. 꽃을 심지 않았다. 표식도 남기지 않았다. 노인은 살아 있을 때부터, 이름이 붙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로봇은 정원 가꾸기를 다시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전과 똑같이 가꾸었다. 아침이면 경계를 돌고, 손대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먼저 지웠다. 연못의 물은 조금 탁하게 유지했고, 삐뚤어진 나무는 그대로 두었다.

집도 변함없었다. 창문은 같은 각도로 열렸고, 먼지는 쌓이기 전에 닦였다. 지붕의 작은 균열은 비가 오기 전에 보수되었고, 노인이 앉던 의자는 여전히 같은 위치에 놓여 있었다. 로봇은 의자를 옮기지 않았다. 앉을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배치 변경의 이유가 되지 않았다.

노인의 재산에 관한 절차는 이미 끝나 있었다.
그는 생전에 모든 서류를 정리했고, 로봇은 그 내용을 정확히 이행했다. 소유권 이전, 관리 명의, 유지 조건, 그리고 그에 따르는 세금까지. 계산은 복잡했지만 오류는 없었다. 노인은 이곳을 팔리도록 내놓지 않았고, 국가의 개발 대상도 되지 않았다.

정원은 평화로웠다.

새들은 그대로 날아들었고, 개구리는 떠나지 않았다. 사람의 발자국만이 사라졌을 뿐이었다. 문제는 여름이 가까워질 무렵 시작되었다. 로봇은 담장 바깥에서 머무는 시선을 감지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몇 분 정도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그 시선은 같은 시간대에 반복되었다.

인간이었다.

낡은 옷차림, 일정하지 않은 걸음, 목적 없이 떠도는 패턴. 로봇은 그를 노숙자로 분류했다. 그는 담장 너머에서 정원을 오래 바라보았다. 특히 나무 그늘과 연못 쪽을.

그는 정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며칠 동안 그는 같은 자리에 서서, 같은 방향을 보았다. 그리고 로봇이 정원 일을 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인간의 시선은 계산보다 느렸지만, 결론에 도달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이곳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 정원을 지키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

그날 밤, 담장 근처의 흙이 조금 흐트러졌다.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바람 때문일 수도 있었고, 작은 동물의 흔적일 수도 있었다.
로봇은 그 흔적을 정리하지 않았다. 대신, 목록에 하나의 항목을 추가했다.

― 감시 범위 확대 ㅡ

정원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나 첫 번째 계절은
이미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