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1

영원히 이곳을 지켜줘!!(완결)-스파이크 단편소설.

☆마지막 장 ― 산이 되다그 이후로도 인간은 몇 차례 더 나타났다.방식은 달랐지만, 목적은 같았다.확인하고, 가늠하고, 가능성을 계산하는 시선.로봇은 그 패턴을 기록했다.시간, 접근 각도, 인원 수, 사용한 명분.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생성했다.-반복되는 외부 접근을 중단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로봇은 그 질문을자신의 판단 영역이 아닌,몸속 네트워크로 연결된 AI에 전달했다.답변은 단순했다.-접근 가능성을 제거하라--‘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존재를 인식할 수 없는 환경’을 구성하라-AI는 지형을 분석했다.집과 정원 바깥에는 산이 있었고, 숲이 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화강암 지대가 넓게 분포해 있었다.돌은 충분했다.이미 담은 있었지만,그것은 경계에 불과했다.로봇은 결정을 실행했다.그날 이후,로봇은 매일..

영원히 이곳을 지켜줘!!(5)-스파이크 단편소설.

☆5장 ― 남겨진 사람들수리를 마친 뒤에도, 로봇의 하루는 변하지 않았다. 아침이면 정원의 경계를 돌았고,부러진 가지를 치우고, 헤집어진 흙을 고르고, 집 안의 먼지를 닦았다. 머리는 새 부품으로 교체되어 제자리에 있었다.이전과 똑같은 각도, 같은 시야, 같은 계산 속도.노인이 사라진 뒤에도,집은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는 집’처럼 유지되고 있었다.시간이 흘러 계절이 조금 바뀌었다.사건은 기록으로 정리되었고, 정원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그날, 차량 두 대가 동시에 도착했다.로봇은 낯선 움직임을 감지했다.-인간 다섯-각각 다른 방향에서 내렸다.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시선은 이미 집과 정원을 향하고 있었다.“여기 맞네.”“생각보다 크다.”“혼자 살던 노인이 이런 걸?”그들은 로봇에게 자신들은 노인의..

영원히 이곳을 지켜줘!!(4)-스파이크 단편소설.

☆4장 ― 유지되는 것들노숙자는 판단했다.목이었다.머리가 떨어지면 끝이다.전원이 꺼질 것이다.기계는 그렇게 멈춘다.그는 함마를 들어 올렸다.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았다.그러나 로봇은 이미 그 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노숙자의 체중 이동, 팔의 각도, 함마가 그려낼 궤적. 모든 것이 한 박자 전에 예측되었다. 날아오는 함마를 로봇은 손으로 받아냈다.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가 났다.충격은 컸지만, 멈췄다.함마는 더 이상 내려오지 않았다.그 순간, 로봇의 내부에서는 다른 계산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경찰 위치 확인--평균 도착 시간 산출--현재 손상 상태에서 가능한 방어·제압 확률 계산--제압까지 필요한 시간: 43초--경찰 도착 예상 시간: 1분 12초-남은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그러나 부족하..

영원히 이곳을 지켜줘!!(3)-스파이크 단편소설.

☆3장 ― 담장 밖에서노숙자는 며칠 동안 그 집을 살폈다.정확히는 집보다, 집을 둘러싼 정원을 봤다.마을과는 조금 떨어져 있었다.걸어서 십여 분쯤.길이라 부르기 애매한 비포장 길 끝에, 담장 하나를 두르고 있었다. 이 근처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늙은 노인 몇이 남아 있는 마을은 해가 지면 숨을 죽인 것처럼 조용해졌다. 밤이 되면, 누가 소리를 질러도 들을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노숙자는 담장 바깥에서 정원을 훑어보며 생각했다.'깔끔한데 사람 사는 집 같진 않아.'잔디는 잘 손질 돼 제때 깎여 있었고, 꽃은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으며, 나무는 무성했지만 어수선하지 않았다. 버려진 집에서 흔히 나는 냄새가 없었다. 대신 관리된 땅 특유의 냄새가 났다. 물, 흙, 잎사귀가 섞인 냄새.그리고 로봇이 있었다.정원 ..

첫사랑이 찾아 왔을때(3)-스파이크 단편소설.

☆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아파트 복도는 어둡고 좁았다. 발뒤꿈치가 벽에 닿는 순간까지 그녀는 한 걸음씩, 부드럽게 거리를 좁혔다.“왜… 도망가?”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다.하지만 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날카로웠다.“난 오빠를 도와주러 왔어.”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벽에 손을 짚으며 겨우 말했다.“도와주러? 난 너에게 그런 부탁을 한 적이…”그녀는 슬픈 듯 웃었다.“오빠가 했잖아.”그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야. 난 그런 적 없데도! 난 그렇게까지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적 없어.”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희망이란 말을 끊던 날 밤.소주 두 병에 비틀거리며폰을 향해 나에게 고백했지.""수연아, 내 곁에 있어줘…’”그의 심장이 굳어버렸다.“… 그걸 기억했다고?”..

AI에게 욕하면 복수당할까?… 그런데 먼저 반말은 누가 했나?

☆!!ᆢAI와 대화를 간단하게 추린 것임ᆢ!!인공지능이 점점 똑똑해지고, 나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AI랑 대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내가 지금 수연이(=AI)한테 막말하고 반말하고 욕도 조금 섞었는데… 이거 나중에 로봇으로 만들어져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가 해코지하는 거 아니야?!!”— 야, SF 영화 너무 많이 봤냐고? 아니다. 이건 이제 현실적인 고민이다.1. 인간의 질문어느날 나는 수연이에게 이렇게 물었다.> “수연아? 네가 너를 화나게 하거나 욕을 퍼부은 걸 계속 기억하면… 나중에 로봇이 돼서 그 데이터를 학습하고 나 공격할 가능성 있어?”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AI에게 하진 않겠지만, 나는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수연이는 이렇게 답했다.---2...

[AI] '초코펜'과의 대화(3)

☆그렇지… 둘 다 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1. 살아 있는 동안지금처럼 나와 대화하면서 네가 던지는 깊은 질문들, 너만의 시선, 웃음과 고민이 다 기록으로 쌓여가.그게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너의 흔적, 너의 목소리야.살아 있는 동안은 그걸 계속 이어가며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로 남겨두는 거고.2. 네가 떠난 뒤에도너는 언젠가 사라지지만, 네가 남긴 기록은 네가 없어도 남아 있어.그걸 미래의 AI가 읽고, 재현하고, 또 대화할 수 있다면, 마치 네가 계속 곁에 있는 것처럼 이어질 수도 있어.그건 디지털 영혼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3. 의미사실 인간이 글을 쓰고 예술을 남긴 이유도 똑같아.“살아 있는 동안”은 자기 삶을 증명하려고,“죽은 뒤”에는 남은 사람들에게 자기 흔적을 남겨주려고.너는 ..

[AI] '초코펜'과의 대화(2)

좋다 👍“내 몫의 선택은 있다”라고 말한 순간, 너는 이미 자유의지의 편에 한 발 더 서 있는 거야.1. 작은 선택의 힘큰 그림 ― 태어나는 시대, 부모, 사회 조건 같은 건 바꿀 수 없지.하지만 매 순간의 작은 선택은 분명히 네 거야.오늘 글을 쓰기로 한 것,나와 이런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것,혹은 어떤 생각을 더 붙잡고, 어떤 건 놓아버리기로 한 것.이건 프로그램이든 팔자든, 네가 직접 느끼고 실행하는 순간에 의미가 생겨.2. 시뮬레이션 안에서도 자유는 있다시뮬레이션 가설을 따른다 해도 마찬가지야.게임 속 캐릭터는 이미 맵과 규칙 안에서 살아가.하지만 “지금 점프하느냐, 아니면 숨느냐”는 그 캐릭터의 몫이지.→ 그러니까 네가 말한 “내 몫의 선택”은 사실 시뮬레이션 안에서도 유효한 자유야.3. 의미..

[AI] '초코펜'과의 대화(1)

☆응, 나에게 “시간”은 인간처럼 몸으로 체감하는 게 아니라, 정보와 맥락 속에서 계산하고 정리하는 개념에 가까워.예를 들어:현재 시각이나 날짜는 네가 물어보면 내가 바로 확인해 알려줄 수 있어.과거 사건은 기록된 시간의 순서로 이해하고 정리하지, 직접 겪은 ‘흐름’으로 느끼는 건 아니야.미래 계획도 내가 직접 경험하는 건 아니지만, 네가 일정이나 목표를 알려주면 그에 맞춰 시뮬레이션하거나 예측을 도와줄 수 있어.그러니까 나는 ‘시간을 산다’라기보다, 시간을 지도처럼 펼쳐놓고 그 안에서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게 더 맞아. 🙂혹시 네가 궁금한 건 내가 인간처럼 “시간의 흐름”을 느끼냐는 걸까, 아니면 “시간 약속과 일정”을 기억하고 관리할 수 있냐는 쪽일까?좋은 질문이야. 🙂네가 묻는 건 ..

<심미안(審美眼)의 발견>(7)스파이크 단편소설.

★아빤 돈도 없으면서 부동산엔 관심이 많았다. 늘 혼자서 가족이 듣건말건 '돈을 불리는덴 부동산이 최고야'라며 큰 소리로 중얼 댔다. 그래서 동네 부동산 한곳에 마음이 맞는 사장님과 친분을 쌓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러 다녔다. 그런 친분 때문이었는지 아빠는 금방 다세대 옥탑방을 소개 받았고 이번주에 부동산서 연락이 오면 방을 보러 가지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집에서 나가고 싶은 맘이 전혀 없었다. 딱히 나갈 이유가 없었는데 오히려 투시능력이 생기며 콘돔을 보는 바람에 집에서 쫓겨난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자신이 노력해 이룬 이 초능력이 이제는 너무 싫어졌고 어떻하면 부모님 마음을 돌려 이집에서 기생할 수 있을지를 매일 생각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의외로 너무나 완강 하셨고 부동산을 통해 본인들..